[미디어펜=석명 기자] SSG 랜더스가 통 큰 투자를 했다. 토종 선발진의 두 기둥 박종훈(30), 문승원(32)과 장기계약을 했다. 둘 다 자유계약선수(FA)가 아닌데도 5년 계약이다. KBO리그에서 (非) FA 선수가 다년 계약을 한 것은 박종훈, 문승원이 처음이다.

SSG는 14일 "선수단의 전력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해 박종훈, 문승원과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박종훈은 계약기간 5년, 총액 65억원(연봉 56억원·옵션 9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문승원도 계약기간은 5년이며 총액 55억원(연봉 47억원·옵션 8억원)에 사인했다.

   
▲ 장기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는 박종훈(왼쪽), 문승원. /사진=SSG 랜더스


SSG는 내년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둘을 1년 앞당겨 장기 계약함으로써 팀에 눌러앉히는 장기적인 포석을 했다. 박종훈과 문승원도 5년 계약을 보장받음으로써 안정적인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더군다나 둘은 지난 6월 나란히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아 빨라야 내년 6월 복귀할 전망이다. 수술 후 재활 중인 선수와 장기 계약한 것은 SSG의 과감한 결단이라고 볼 수 있다.

SSG는 "박종훈과 문승원은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줄 핵심 선수들일 뿐 아니라 근면하고 성실한 훈련 태도를 갖춘 노력파 선수"라며 "후배 선수들의 귀감이 되고, 투수 쪽 리더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이례적으로 다년 계약을 맺은 이유를 설명했다.

2010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9순위로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에 입단한 박종훈은 2015년부터 주전 선발투수로 본격적인 활약을 하기 시작했다. 통산 201경기 등판해 949이닝을 던졌으며 66승 6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55를 기록했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8순위 지명을 받아 SK에서 프로 데뷔한 문승원은 통산 158경기에 등판해 736이닝을 소화했으며 37승 43패 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51을 기록했다.

계약 후 박종훈은 "다년 계약은 구단에서도 위험을 감수해야하는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단에서 먼저 흔쾌히 다년 계약을 제시해줬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구단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는 "사실 처음부터 SSG라는 구단을 떠날 생각이 없었다. 구단에서 '내년 시즌 빨리 복귀해 잘 해야된다'는 부담감도 덜어주면서 마음 편하게 야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부분에 크게 감동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빠르게 계약에 대해 결정할 수 있었다. 내게는 너무나도 고마운 계약이다. 나와 구단 모두 '좋은 계약을 맺어 서로에게 잘됐다'는 생각이 들도록 더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문승원은 "KBO리그 최초로 비(非) FA 다년 계약을 체결하게 돼 영광스럽다. 구단에서 나를 믿고 다년 계약을 제안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프로선수로서 구단의 믿음에 걸맞은 활약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구단에서 이런 제안을 먼저 해줬다는 사실에 '팀이 나를 필요로 하고 있고, 나를 신뢰하고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다. 선수에게 이보다 감동적인 메시지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꼭 좋은 결과로 보답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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