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54억 1차 쇼크가 꽤 컸다. 그 여파가 오래 이어지다 2차로 100억짜리 쇼크가 가해졌다. 연이은 충격파에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이 한껏 뜨겁게 부풀어졌다.

2022 FA 시장이 개장한 후 20일이 지난 현재 총 14명의 대상자 가운데 4명의 계약자가 나왔다. 계약 규모가 예상했던 것 이상이다.

제 1호 계약자부터 이른바 '대박 계약'이었다. 지난 11월 27일 한화 이글스가 내부 FA인 포수 최재훈과 5년 최대 54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팀 주전 포수로 활약해온 최재훈을 한화는 꼭 붙잡겠다는 의지와 함께 통상적인 4년 FA 계약을 넘어 5년으로 계약기간을 정했다. 옵션 5억원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50억원을 넘긴 총액은 FA 시장에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전체 FA 시장 판도에 기준이 될 수 있는 1호 계약부터 고액을 찍었으니 FA가 된 선수들의 기대치는 높아지고, 내부 단속이든 외부 영입이든 FA 계약을 이끌어내야 하는 구단들의 부담은 커졌다.

그 여파가 장기간 계약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지며 2호, 3호 계약자가 나올 때까지 17일이나 걸렸다. 14일 삼성 라이온즈 출신 박해민이 LG 트윈스로 옮기며 4년 60억원에 계약했다. 이어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박건우가 NC 다이노스와 6년 100억원에 계약했다.

   
▲ 대형 FA 계약에 성공한 최재훈, 박건우. /사진=한화 이글스, NC 다이노스


특히 박건우의 계약이 또 한 번 충격을 안겼다. 박건우는 공수주 3박자를 갖춘 리그 정상급 외야수이고, 계약기간이 6년이나 되기는 하지만 '100억'의 무게감은 상당했다.

역대 총액 100억원 이상의 FA 계약을 한 선수들은 박건우 이전 5차례 있었다. 2016년 11월 최형우가 삼성에서 KIA로 이적하며 4년 100억원으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을 시작으로 이대호(롯데, 4년 150억원), 김현수(두산→LG, 4년 115억원), 최정(SK, 6년 106억), 양의지(두산→NC, 4년 125억원)가 100억대 대형 FA 계약을 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과 비교해 박건우는 장타 생산 능력이나 스타성은 아무래도 떨어지는 편이다. 그럼에도 '100억 클럽'에 가입했다. 최재훈의 1차 충격파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박건우의 계약 자체는 2차 충격파가 됐다.

15일 투수 백정현이 삼성과 4년 38억원에 사인하며 원소속팀 잔류를 했는데, 적잖은 계약 규모지만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을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지금까지 4명의 FA 계약 총액이 252억원이나 된다. 최재훈, 박건우의 충격파는 또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올까.

구단 관계자들은 1호 계약을 한 최재훈이 던진 파장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FA 당사자인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나성범이 6년 150억원에 KIA와 계약이 거의 확정된 것처럼 보도가 나오고 있다. 두산에서 홈런타자로 군림했던 김재환도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100억원대 계약을 기대할 수 있다.

김현수, 손아섭 등 외야수 FA들은 박건우(박해민 포함) 계약을 참고할 것이고 포수 강민호, 장성우는 최재훈 계약을 눈여겨봤을 것이다. 국가대표 3루수 황재균, 홈런왕 출신 박병호도 있다.

이번 FA시장이 폐장할 때면 계약 총 규모가 얼마를 찍을까. 연속된 충격파에 4년 이상 장기 계약도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쉽게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시장이 커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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