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차세대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OLED.EX'는 TV 패널 최초로 물에서 추출한 중수소가 적용됐고, 기존 제품 보다 더욱 밝은 빛을 낼 수 있어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29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만난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 패널에 유기 자발광 소자에 중수소 기술과 '개인화 알고리즘'으로 이뤄진 'EX 테크놀로지'가 적용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EX'에는 OLED의 진화를 통해 고객에게 '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중수소는 일반 수소 대비 2배 가량 무겁고, 자연계에 수소 원소 약 6000개당 1개가 존재할 정도로 희귀하다.

현장에서는 65인치 OLED TV와 OLED.EX TV 두 대를 볼 수 있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기존 OLED 대비 휘도를 30% 높였고, 자연의 색감은 보다 정교하게 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카메라 보안 씰을 붙여 사진을 찍어올 수는 없었지만, OLED.EX 패널이 적용된 시제품은 확실히 더욱 선명하고 쨍한 느낌을 보였다.

기존 소자 대비 물리적 안정성이 높아진 덕분에 밝기를 높여도 고효율을 유지하고, 장시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도 강점이다.

바로 옆에는 게이밍 모니터로 활용토록 한 48인치 벤더블 OLED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었다. 초박형 디자인으로 암(arm)에 설치해 거리 조정이 가능했고, 세로로도 움직일 수 있어 원룸·서재 등 다소 좁은 공간에서 쓰기에도 적절해보였다.

무엇보다 현재 시판 중인 커브드 모니터는 고정식인데 반해 버튼을 누르면 평면 화면이 휘어지는 모습이 놀라웠다. 패널 자체에서 소리가 나는 점도 신기했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중으로 이 패널을 적용한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TV 화면은 꺼져있을 때는 검은색으로, 후면을 확인할 수 없다. 현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투명 OLED' 기술을 볼 수 있었다. 평소에는 투명한 상태로 두고, 필요 시에는 슬레이트를 일부분만 닫거나 열어 콘텐츠를 재생하는 게 가능했다.

수년 전부터 LG디스플레이는 이 기술을 교통 수단에 적용하고자 노력을 기울여왔다. 수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지하철 창문에 적용하면 외부 환경을 확인함과 동시에 광고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 체험존에 들어서니 OLED.EX 패널을 활용한 운동 기구 '버추얼 라이드'가 있었다. TV 패널과 자전거를 결합한 형태였다. 콘셉트 제품으로 시판 계획은 없다고 했으나, 'ㄱ'자로 꺾인 대화면은 속 비에 젖은 바닥과 어두운 밤하늘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55인치 커브드 OLED와 리클라이닝 소파를 결합한 '미디어 체어'도 자리하고 있었다. 이 역시 콘셉트 제품이었지만, 앉아보니 헤드 레스트 부분과 전면에 펼쳐진 화면에서 소리가 나와 실감나는 음향을 청취할 수 있었다. 

오른쪽에 위치한 조작반 버튼을 누르니 화면이 휘어져 콘텐츠에 대한 몰입감이 높아졌다.

여준호 LG디스플레이 사업개발담당 상무는 "OLED가 가진 무한한 확장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종 산업과의 융합을 이뤄내겠다"며 "더욱 많은 공간에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지속 제공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OLED.EX 패널을 내년 2분기부터 OLED TV 시리즈에 전면 적용한다.

이와 관련, 오창호 LG디스플레이 대형 사업부 부사장은 'OLED.EX 패널을 삼성전자에 납품하느냐'는 질문에 "현재는 고객사에 대해 언급할 시점이 아닌 만큼 기다려달라"고 즉답을 피했다.

OLED.EX 채용에 따른 가격과 내구성 변화에 관한 질의도 이어졌다. 오 부사장은 "재료가 중수소로 치환돼 재료비가 늘었지만 다른 부분에서 원가를 절감해 가격 상승 압력을 최소화 해 소비자 가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고객사가 우리 패널을 제품화 하는 과정에서 소비 전력 변동 가능성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전력 효율과 내구성 개선을 이뤄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