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청년본부장직 사퇴 후 "선대위 규모 큰데 총괄 역량 안 보여"
"윤 캠프, 국민여론에 안일…선대위에 자기정치 하려는 사람들 많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홍준표 의원이 국민의힘 최종 경선에서 11% 차이로 윤석열 후보를 앞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지지율 격차에 민주당측 지지율이 포함됐다고 믿고 있을 정도로 윤석열 경선캠프가 국민여론에 있어 안일했다. 중도와 청년층을 잡는 행보가 더 이상 좌클릭이 아님에도 (현재의 윤석열 선대위가) 좌파와 호남 인사 영입이라는 기존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이 대중 공감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 25일 국민의힘 선대위 공동청년본부장직을 사퇴한 여명 서울시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의 한 마디 한 마디에는 날이 서 있었다. 잘 할 수 있는데 하지 못하고 있는 당 선대위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여명 시의원은 지난 30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50%대인 정권교체 여론을 윤석열 후보가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하는 원인'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 여명 서울시의원이 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서울시의회 제공
여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 선대위가 영입한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에 대해 '악성 페미니즘'이라고 비판하면서 25일 청년본부장직을 던졌다. 앞서 보수 유권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의도 언급했다.

선대위 청년본부장직 사퇴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를 묻자, 여 의원은 "입장 밝힌 그대로"라며 "2030세대에게 페미니즘이란 어르신들에게 '공산주의'와도 같은 중차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 의원은 "그런데 그 정점에서 활동했던 인사를 영입하면서 (윤석열 선대위는) 청년들에게는 이해를 바란다"며 "(내가) 큰 직책을 갖고 있던 것은 아니지만 나도 나름의 영역이 있고 내가 이대로 비판해왔던 모든 것을 아무일 없던 듯 옹호할 수는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한 '윤석열 캠프-국민의힘 선대위가 대체 지금 어떤 상황인가, 여야 내막을 잘 모르는 유권자 시각에서도 우려되는 점들이 많다'고 묻자 여 의원은 "선대위 규모가 큰 데 총괄할 수 있는 역량의 사람이 안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 역시 선거가 처음인데 선대위에 정권교체가 아닌, 선거를 통해 자기정치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일사분란하게 한 가지 목표(대선 승리)를 향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고 진단했다.

   
▲ 여명 서울시의원이 시의회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서울시의회 제공
앞서 여 의원이 선대위 본부장직 사퇴를 선언한 25일 당일 윤 후보가 직접 전화를 걸어 '같이 잘 해보자'는 취지로 재고를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인터뷰에서 '사퇴를 번복하고 선대위에 다시 들어가 선거운동에 임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여 의원은 "신지예 대표가 계속 당내에서 페미니즘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여 의원은 "2030 세대에게 신지예 영입은 5060세대에게 이석기 전 의원 영입과도 같은 충격"이라며 "따라서 선대위가 신지예 대표 영입 철회를 하거나 신 대표에게 그간의 래디컬 페미니즘 행보에 대한 자기 비판 자리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저도 다시 들어갈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누가 대권을 거머쥘지' 내년 대통령선거 전망을 묻자, 여 의원은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객관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