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연간 수주목표 초과 달성…친환경 트렌드·고부가 선종 힘입어 수익성 향상 기대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조선업계는 10여년 만에 돌아온 호황을 등에 업고 '고난의 행군'을 끝내려 하고 있다. 2018~2020년 글로벌 수주 1위에도 웃지 못했으나, 올해는 2위가 유력함에도 희망을 품게 된 것이다.

지난해 평균 배럴당 41.6달러였던 국제유가가 올해 69.5달러로 반등, 전세계 4번째 부유식 천연가스 생산·액화·저장 플랜트(FLNG)가 모잠비크 해상으로 투입된 것을 비롯해 해양플랜트 사업에 온풍이 부는 등 글로벌 발주량이 늘어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운반선/사진=대우조선해양

2019년 943만CGT에서 2020년 819만CGT로 낮아졌던 국내 조선소의 수주량도 올 1~11월에는 1969만CGT로 증가했다. 여기에 이번달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대형 해상풍력발전기설치선(WTIV) 1척 △한국조선해양이 필리핀에서 수주한 초계함 2척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 등을 더하면 2000만CGT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업체별로 보면 한국조선해양은 220척/기가 넘는 상선·특수선·해양플랜트를 수주하면서 225억달러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이는 연간 목표(149억달러)를 80억달러 가까이 뛰어넘은 수치로, 미얀마·브라질·미국을 비롯한 지역에서 3건의 해양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는 등 가을이 오기 전에 이미 초과 달성 국면에 진입했다.

또한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LNG 추진 석유화학제품운반(PC)선 및 5만3000톤급 전기추진 여객선 등 선종 다변화를 지속하는 중으로,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을 중심으로 북미·호주·아시아를 오가는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수주도 이어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80척·122억달러를 수주하면서 2013년 이후 최대 성과를 창출했다. 이는 연간 목표(91억달러)를 34% 초과한 것으로, LNG운반선과 컨테이너선 및 셔틀탱커를 비롯한 유조선 등이 주를 이뤘다. 유럽지역 선사에 1척을 매각하고 사이펨과 1척에 대한 용선계약을 체결하는 등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는 드릴십 부문에서도 매듭이 풀려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와 잠수함 및 해양플랜트 등 60여척/기 수주로 108억달러 상당의 수주성과를 올렸다. 절반 이상의 선박에 2중연료 추진엔진을 적용하는 등 경쟁력을 높인 제품을 앞세워 시장지배력도 확대하는 중으로, 앞서 100억달러 수주시 3년 이상의 조업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상당기간 일감 부족도 겪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올해 목표(77억달러)의 140%를 달성한 데는 'VIP'의 지원사격도 한 몫했다. 그리스 최대 해운사 안젤리쿠시스그룹 산하 마란가스는 1994년 이후 112척을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최대 고객으로, 2015년 이후를 기준으로도 36척을 발주했다. 올해 들어 마리아 안젤리쿠시스가 새롭게 그룹의 회장을 맡으면서 첫번째 신조 프로젝트를 대우조선해양에 맡기기도 했다.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FLNG '코랄 술'/사진=삼성중공업

이들 업체가 연간 목표를 모두 넘어선 것은 8년 만으로, 시장점유율로 보면 중국에 비해 10%포인트 가량 낮지만, 수익성 면에는 한국의 우세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일감을 확보한 반면, 한국은 14만㎥ 이상급 대형 LNG 운반선 등 고부가 선종을 위주로 수주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케이조선·한진중공업·대선조선을 위시한 중형조선소들도 중형 탱커와 국가어업지도선 등에 힘입어 지난해 대비 수주실적을 3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다만,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6000억원 상당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업계 실적은 부진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후판값 상승과 고정비 부담 등으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1조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는 신조선가가 12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는 점을 들어 내년 한국조선해양을 시작으로 2023년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저가수주 물량이 소진되고 있으며, 모잠비크와 카타르를 비롯해 남아 있는 대형 LNG 프로젝트가 많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3000만CGT에 달하는 수주잔량을 보유했고, 연료전지·암모니아 등을 활용한 차세대 추진시스템 개발을 비롯해 친환경·미래 시장 공략을 위한 노력도 경주하고 있다"면서도 "유럽연합(EU)의 몽니로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M&A)이 미뤄지는 것에 따른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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