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주량 1744만CGT 달성, 고부가·친환경 수주량 1위 달성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조선업계가 2021년을 시작으로 오는 2031년까지 호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 가운데, 우리나라 조선업이 8년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에 더해 고부가·친환경 선박 수주량이 세계 1위를 차지하면서, 중장기적 조선산업 호황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지난해 1744만CGT(표준선환톤수)를 수주하면서, 2013년(1845만CGT) 이후 8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 현대글로벌서비스와 KSS해운이 함께 친환경 선박으로 개조하고 있는 ‘가스 스타’(Gas Star)호./사진=현대글로벌서비스 제공


이번 수주실적은 2020년(823만CGT) 대비 11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직전인 2019년(958만CGT) 대비 82% 증가한 수주실적으로, 그동안 침체됐던 국내 조선산업이 회복을 넘어 재도약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2021년 전세계 발주량(4696만CGT) 중 국내 수주비중은 37.1%로 2019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수주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반증으로 해석된다.

특히 전체 수주량 중 고부가가치 선박(1252만CGT)이 72%, 친환경 선박(1088만CGT)이 62%를 차지하는 등, 고부가·친환경 선박이 우리나라 주력 선종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조선산업의 미래 역시 기대되고 있다.

이날 산업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수주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선박의 경우 전세계 발주량 1940만CGT(302척) 중 65%에 해당하는 1252만CGT(191척)를 우리나라가 수주하며,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선종별로는 최근 선가가 상승 중인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의 경우 전세계 발주량의 89.3%를 수주했으며,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은 88%를, 해운운임 상승으로 발주량이 크게 늘어난 대형 컨테이너선(1.2만TEU 이상)은 47.6%를 우리나라가 수주했다.

연료별로는 우리나라 전체 친환경 선박 수주량 중 약 82.4%가 LNG 추진 선박이며, 뒤를 이어 액화석유가스(LPG) 추진 선박이 11.6%, 메탄올 추진 선박이 4.5%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는 국내 대형 조선 3사도 LNG·LPG운반선, 컨테이너선, 유조선(탱커)을 중심으로 목표 수주액을 크게 웃돌았다.

현대 3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는 LNG선 255만CGT, 컨테이너선 251만CGT, LPG선 121만CGT, 탱커 124만CGT 등을 수주해 목표수주액(149억불) 대비 53%를 초과한 228억 달러의 수주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중공업도 컨테이너선 237만CGT, LNG선 190만CGT, 탱커 24만CGT를 수주해 목표수주액 대비 34%를 초과한 122억 달러의 실적을 보였으며, 대우조선해양은 컨테이너선 147만CGT, LNG선 137만CGT, 탱커 55만CGT, LPG선 27만CGT를 수주해 목표수주액 대비 40%를 웃돌면서 108억 달러의 수주실적을 냈다.

이와 함께 지난해 구조조정 완료 등에 따라 적극적인 영업을 추진한 중형조선사의 경우에도 4社 모두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의 수주실적을 달성했다.

   
▲ 친환경선박 전주기 혁신기술개발사업 사업개념도 및 기대효과 전망./그림=산업통상자원부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조선·해운 간 상생협력 차원에서 현대중공업 및 대우조선해양과 HMM이 계약한 1.3만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12척도 이번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점유율 1위 달성에 기여했다”며 “최근 국내 수주비중이 지속 상승하고 있는 친환경선박의 경우도, 전 세계 발주량 중 64%를 우리나라가 수주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Clarksons Research Forecast Club)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전망에 따르면, 발주량이 반등한 지난해와는 달리 2022년 글로벌 발주는 2021년(4696만CGT) 대비 23.3% 감소한 3600만CGT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동 분석에 따르면, 이는 2020년 코로나19로 발생했던 이연 수요가 2021년 대부분 해소됐고, 2021년 수주계약 증가에 따른 조선소의 슬롯 제한, 선가 상승에 따른 선주의 발주 시기 관망 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클락슨리서치는 지난해 4월 보고서를 통해 2021년부터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해 2031년까지 연평균 발주량이 20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중장기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단기적으로는 2021, 2022년 신조 발주량은 △세계 경제 회복 △글로벌 물동량 증가 △국제해사기구(IMO) 규제로 인한 노후선박 교체 등, 전 선종에서 2020년 795척보다 50% 이상 증가한 연평균 약 1200척으로 예측했다. 

클락슨리서치는 “지난해 3월 기준 세계 수주잔고의 약 3분의 1이 이중연료 추진 선박”이라면서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선박 발주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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