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재 기업들, 리튬·니켈 등 국내·외 생산설비 확대 나서
산업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 근거해 전방위적 지원할 것”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글로벌 시장점유율에서 압도적 1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됐던 핵심소재 공급망 불안 해소를 위해 기업과 정부가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에 따르면 배터리 시장 초기인 2017년 대비 2020년 3대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의 매출액은 2.5배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양극재, 음극재, 전행액, 분리막 등 4대 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매출액은 최대 8배까지 증가했다.

   
▲ 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들이 전기차배터리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이들 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액은 2020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미 6개의 국내 소재 기업들은 글로벌 상위 10위 안에 진입해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중국의 요소·요소수 수출제한조치로 인한 요소수 대란으로 국민 생활불편과 함께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의 생산에 차질을 겪는 등, 핵심소재 공급망 문제는 여전히 국내 산업발전의 불안 요소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공급망 불안 해소를 위해 기업이 먼저 나섰고, 산업부는 이러한 기업의 움직임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해 오던 수산화리튬의 경우 배터리 3사를 중심으로 호주, 칠레, 아르헨티나 등으로 다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포스코 등은 2025년까지 국산화율 37%를 목표로 설비투자 확대와 함께 배터리 재활용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아르헨티나 염호 인수 및 호주 광산지분 투자 등 현지 생산으로 2025년까지 7만톤의 수산화 리튬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 아르헨티나 리튬 생산 데모플랜트 공장·염수저장시설./사진=포스코그룹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은 포항에 탄산리튬을 수산화리튬으로 전환하는 공장을 준공하고, 내년까지 2만6000톤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실증센터 구축, 공정자동화 기술개발 등을 통해 2025년까지 1만7000톤, 2030년까지 2만7000톤의 수산화리튬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들 기업들은 공급망 불안 품목으로 지정된 니켈, 코발트 등에 대해서도 인도네시아 및 호주 등에 광산기업 지분투자, 장기구매 계약을 통해 오는 물량을 확보 중에 있으며, 양극재 기업들은 국내 전구체 생산공장 설비를 2025년까지 최대 5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포스코케미칼은 배터리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포항 블루밸리산업단지에서 2307억원을 투입해 내년까지 1만6000톤의 인조흑연 음극제 생산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며, 포스코는 탄자니아 광산 지분인수로 2024년부터 3만5000톤의 천연흑연을 수입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지난 11일 국회를 통과한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근거로 전방위적 지원을 통해 기업의 뒤를 밀겠다는 모양새다.

반도체 및 이차전지 등 국가첨단전략기술산업에 대해선 투자촉진을 위해 인·허가 신속처리 특례, 기반시설 구축, 펀드 조성, 세액공제 등을 지원하며, 국가첨단전략기술 연구개발(R&D)은 정부 예산편성 시 우선 반영하고 대규모 사업 추진 시 예비타당성조사에 대한 특례를 마련한다.

   
▲ 산업통상자원부 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산업부 관계자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이 통과되기 이전에는 기업을 지원할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지난해 7월 이전에 이미 진행되고 있는 민간 사업에 대해서는 지원할 수 없지만, R&D 예산 및 인력양성 등 다른 각도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면서 “특히 인조흑연 기술개발의 경우에는 이미 지난해부터 다수의 R&D 예산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법제도가 마련된 만큼, 기업의 공급망 구축 노력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위법령 등을 통해 반도체, 이차전지 등 주요산업을 신속하고 구체화해서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JP모건·로스킬(Roskill) 등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따라 2024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본격적인 리튬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내 배터리용 탄산리튬의 실거래 가격은 톤당 약 3만5000달러로, 2020년 대비 5배 이상 상승했으며, 올해에도 이러한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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