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속 정제마진 배럴당 6달러선 지속…중국 수출량 감소 등 공급 부족 우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각국이 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전환을 추진하고, 전기차 보급 속도도 빨라지고 있으나, 석유제품 수급가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대한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86.1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두바이유도 각각 83.4달러·83.8달러로 집계됐다.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SK이노베이션 울산 컴플렉스·GS칼텍스 여수공장·에쓰오일 울산공장·현대오일뱅크 VLSFO/사진=각 사

이는 3주 만에 15달러 가량 오른 것으로,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가깝게 상승한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탄소중립 정책을 비롯한 이유로 중국 석유제품 수출쿼터가 지난해 10월 이후 일일 83만배럴 수준으로 전년 대비 28% 가량 축소됐으며, 미국에서도 오바마 행정부 당시 시추를 비롯한 업스트림 투자가 대폭 감소하면서 생산량 확대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산유국 연합체 OPEC+의 증산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이들은 생산량을 끌어올릴 여력이 충분치도 않을 뿐더러, 고유가 기조가 재정난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이같은 상황을 뒤집을 동인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미크론 변이가 글로벌 원유 수요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동서 갈등이 고조되는 것도 언급된다. 러시아가 유럽향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폐쇄하면 발전 및 냉·난방용 석유 수요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미국 석유 재고가 7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는 가운데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지역의 이동제한이 완화될 경우 수급 밸런스가 더욱 수요 쪽으로 치우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원유 채굴장면./사진=한국석유공사

실제로 정제마진은 역내 공급 감소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첫째주부터 배럴당 5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를 비롯한 석유제품 값에서 원유값과 수송비 및 운영비 등을 뺀 값으로, 국내 정유사의 경우 4달러대 초반이 손익분기점(BEP)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연초에는 원유를 정제해서 판매해도 배럴당 3달러 상당의 손실을 봤으나, 올해는 1.5달러 넘게 이득을 보는 셈이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등 국내 업체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도 향상된 것으로 평가된다.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이익 뿐만 아니라 매출·마진 확대로 수익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대로 예측됐으나, 액화천연가스(LNG)값 급등을 비롯한 이유로 석유제품의 경쟁력이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면서 "위드코로나에 따른 항공 수요 확대시 고부가제품을 중심으로 석유제품 니즈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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