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지성규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 거론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하나금융그룹의 최고경영자(CEO)가 10년 만에 교체된다. 지난 2012년부터 그룹을 이끌어 온 김정태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 후보로는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지성규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이 거론된다. 다만 내달로 예정된 함 부회장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채용 비리와 관련한 소송 결과에 따라 하나금융의 지배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법원의 판결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 하나금융그룹 본사 전경./사진=김상문 기자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다음 달 16일 함 부회장이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제기한 DLF 관련 징계 취소소송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을 연다. 앞서 금감원은 DLF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경영진에게도 내부통제 부실 등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함 부회장에게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통보했다. 함 부회장은 이에 불복해 금감원을 상대로 중징계 취소 행정소송을 진행해 왔다.

채용 비리와 관련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5일로 잡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14일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보미 판사 심리로 열린 함 부회장 1심 결심 공판에서 함 부회장에게 징역 3년에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함 부회장은 은행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5년 당시 지인의 자녀가 합격하도록 인사부에 지시하는 등 업무방해 혐의로 3년간 재판을 받아 왔다.

업계에선 함 부회장이 이들 재판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같은 혐의로 재판을 진행해 왔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모두 무죄를 받은 전례가 있어서다. 앞서 손 회장은 지난해 금감원을 대상으로 한 DLF 관련 소송에서 승소했고, 조 회장 역시 최근 채용 비리와 관련된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사법 리스크가 함 부회장에게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최근 이 같은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함 부회장은 지난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이후 초대 행장을 맡아 이들 은행이 화학적 결합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영실적 측면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통합 행장을 맡은 첫해인 2016년 1조3727억원이었던 순이익은 이듬해 2조1035억원으로 급증했다.

현재 하나금융은 김정태 회장의 임기가 오는 3월 종료됨에 따라 회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중이다. 회추위는 이달 말까지 20명 안팎의 예비후보 명단(롱리스트)를 작성하고, 다음달 중 3~5명의 최종 후보자 명단(숏리스트)를 추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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