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 부문 우위 보이던 기아, 승용에서도 현대차 제쳐
현대차, 그랜저 내수판매 1806대 그치며 승용 판매 대폭 축소
완성차 5사 내 현대차 점유율 50% 미만으로 떨어져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제품 라인업을 승용세단에서 RV 중심으로 이동해왓던 기아가 현대자동차의 승용차 판매실적을 넘어섰다. 

현대차 아산공장의 생산중단이 영향을 미쳤지만, 상품성이 뛰어난 기아의 제품라인업 선전이 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기아는 몇해전부터 꾸준히 RV 차종의 라인업을 강화해왔다. 이런 결과 쏘렌토와 스포티지, 니로 등 걸출한 라인업을 갖추고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 디 올 뉴 기아 니로. /사진=기아 제공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1월 내수 판매실적에서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며 완성차 5사 내에서의 점유율도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상용차와 제네시스 브랜드 차종을 제외한 순수 현대차 브랜드의 세단과 RV 판매량에서는 기아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4만6205대의 내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22.3% 감소했다. 반도체 수급난에 더해 아산공장이 한 달 내내 가동을 멈춘 여파다.

아산공장은 지난달 3일부터 28일까지 한 달 내내 아이오닉6 생산을 위한 설비공사로 가동을 멈췄다. 이에 따라 지난달까지 줄곧 50% 이상을 유지하던 현대차의 완성차 5사 내 점유율도 49.2%로 떨어졌다.

기아도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차질의 영향에서 자유롭진 못했지만 현대차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작았다. 1월 국내 시장에서 3만7038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10.7%의 감소를 보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35.7%였던 기아의 완성차 5사 내 점유율은 이달 39.4%까지 급등했다.

전체 판매량에서는 현대차가 기아보다 9000대 이상 많았지만, 트럭‧버스 등 상용차와 제네시스 브랜드를 제외한 두 회사 승용‧RV 판매량만 비교하면 기아가 크게 앞섰다.

   
▲ 기아 신형 스포티지./사진=미디어펜

현대차 1월 승용 내수판매는 9300대, RV 내수판매는 1만6127대로, 총 2만5427대였다. 같은 기간 기아는 승용 1만3485대, RV 1만8848대를 포함, 3만2333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아가 현대차보다 6906대를 더 팔았다.

현대차가 상용차로 분류하는 스타리아가 기아 카니발(기아는 RV로 분류)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사실상의 경쟁차라는 점을 감안해 스타리아의 1월 내수 판매실적(2810대)을 현대차의 RV 실적에 반영해도 격차는 크게 좁혀지지 않는다.

그동안 기아는 RV부문에서 현대차에 비해 강세를 보여왔다. 미니밴 카니발을 비롯, 중형 SUV 쏘렌토와 준중형 SUV 스포티지, 소형 SUV 셀토스 등이 모두 현대차의 동급 차종에 비해 우위였다.

다만 그랜저와 아반떼 등 현대차가 강세를 보이는 세단 라인업에 밀려 그동안 승용 부문에서는 기아의 판매량이 적었으나, 1월 아산공장 가동중단으로 상황이 역전됐다.

아산공장에서 생산되는 그랜저와 쏘나타의 1월 내수 판매는 각각 1806대, 2036대에 그쳤다. 많게는 한 달 1만대 이상씩 팔리던 그랜저를 2000대도 못 팔았으니 현대차로서는 타격이 컸다.

현대차는 RV부문에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위탁 생산하는 캐스퍼 물량 3948대가 새로 추가됐으나, 스테디셀러가 즐비한 기아의 RV 라인업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로 1월 국내 시장에서 1만580대를 팔았다. 이를 포함하면 현대차 세단‧RV 판매실적이 기아를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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