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맞춤 제작·현장 작업 최소화…안전사고 위험 최소화
[미디어펜=유진의 기자]광주 신축아파트 붕괴 참사 이후 건설업계가 안전경영에 더욱더 만전을 기하고 있는 가운데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모듈러 주택이 안전경영의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건설업계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탈현장화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 포스코건설이 모듈러 공법으로 지은 광양제철소 광양생활관 건물 전경./사진=포스코건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건설사는 모듈러 주택을 통해 안전경영과 더불어 ESG경영 방식에 부합하는 흐름을 타고 있다. 모듈러 주택은 전체 공정의 대부분을 공장에서 사전 맞춤 제작한 다음, 현장에서 조립하기 때문에 현장 작업이 최소화돼 안전사고 위험이 적다. 

모듈러 주택은 안전사고 위험이 적을 뿐만 아니라 현장 소음·분진이 크게 줄어 민원 방지에도 효과적이다. 공사기간도 철골콘크리트구조 방식 대비 40~60% 단축된다. 현장에서는 자재절단 등의 작업이 없어서 시공과정에서 폐기물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사용 후에도 자리를 옮겨 재사용하므로 철거시 발생하는 건설폐기물을 최소화할 수 있어 환경친화적이라는 평가다.

이렇게 모듈러 주택은 현장 사고 위험성이 비교적 적기 때문에 올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더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처벌을 내리는 법안이다. 처벌 수위는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의 경우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 법인은 50억 원 이하 벌금이다. 지난달 27일 시행됐다.

먼저 포스코건설은 'OSC'(Off-Site Construction·탈현장화)를 미래건설의 핵심 방식으로 설정, 친환경 모듈러(modular) 주택 사업을 적극 육성키로 했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도 앞서 신년사에서 "그룹의 지주사 전환 전략에 맞춰 친환경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강건재를 활용한 모듈러 시장 확대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ESG경영 확산과 국내 전문인력 수급난 등으로 건설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에 발맞춰 포스코건설은 독자적 설계 엔지니어링 역량과 시공 실적, 철강 소재 등 그룹의 역량을 합침으로써 미래 건설 시장 선점은 물론 강건재 신수요까지 창출해 나가기로 했다.

포스코건설의 모듈러 주택 건축은 2003년 신기초등학교 부속동 건축 사업으로 처음 시작됐다. 이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지원하면서 건설했던 기자단 숙소를 대회 후 포스코그룹 휴양지 숙소로 전환할 때 이 방식을 쓰면서 새로운 전기을 맞이했다. 공공실버주택(백령도), 그린빌딩 교육연구시설(인천)에 이어 최근에는 12층 규모의 광양제철소 직원 기숙사도 모듈러 건축공법으로 시공하고 있다.

삼성물산 역시 모듈러 시장 진출을 알린 바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모듈러주택팀을 건축본부 산하로 편제했다. 오는 4월 준공 예정인 건설산업 분야 유일의 전문 창업지원센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내 '스마트건설지원센터 2센터'를 첫 공공모듈러 데뷔작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 삼성물산은 다양한 디자인 구현이 어렵다는 점, 저가 이미지 등 모듈러 공법의 단점을 극복하고 고유의 장점만 살릴 수 있는 차별화된 기술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건설도 모듈러 공법을 통해 ESG경영에 선두주자로 앞서나가고 있다. 현대건설은 새로운 분야인 모듈러건축과 관련해 전문인력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인력 고용을 통해 모듈러 공법을 적용할 수 있는 사업을 기획하고, 타당성을 분석하는 등 실제 수주를 달성하기 위한 조직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2020년 1월에는 모듈러 기술 등 스마트기술을 강화하기 위해 사내 스마트건설 전담조직을 꾸리기도 했다.  

한 건설 업계 관계자는 "건설현장 특성상 높은 건물에서 시공해야 하는 상황도 오기 마련이지만, 이같은 고위험을 줄이기 위해 모듈러 공법이 대안으로 보일 것"이라며 "시공 기간 단축, 친환경까지 고려하면 아주 중요한 사업이고, 특히 아파트 시공 뿐만아니라 모든 현장에 대입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듈러 공법이 아직까지 미래먹거리 사업으로 여겨지지만 현재는 건설업계가 뛰어들어야 하고 주력해야 사업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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