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민주, 히틀러·무솔리니처럼 선동질"vs 이 "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
정책·자질 검증 사라졌다는 비판과 함께 중도층 공략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오는 3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향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5일이 지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서로를 향해 '히틀러' '소도둑' 등의 거친 말들을 쏟아내면서 그야말로 '막말 대잔치'를 벌이고 있다. 

대선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면서 상대를 향한 네거티브전이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가운데, 정책 경쟁이 사라진 '막말 대선'이라는 비판과 함께 진영 대립을 통해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17일 민주당과 이 후보를 독일의 '나치'와 이탈리아의 '파시스트'에 비유하면서 "자기가 지은 죄를 남에 뒤집어 씌워 자기 죄를 덮고, 남에겐 짓지 않은 죄를 만들어 선동하는 게 원래 파시스트와 비슷한 공산주의자들이 하는 수법"이라고 거친 말을 쏟아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서로를 향해 '히틀러' '소도둑' 등 거친 말을 쏟아내고 있다./사진=민주당 선대위 제공

지난 18일 성남시 야탑역 유세에서는 이 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거론하면서 "특권과 반칙에 유능한 걸 유능한 경제 통이라고 하면 소가 웃을 일 아닌가"라고 꼬집었고, 민주당을 향해서는 "저 대장동 부패 세력의 몸통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하는 돌연변이 정당"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19일에도 윤 후보는 "민주당은 핵심 지지층이라고 하는 많은 군단의 정치 직업인들을 양산해서 거짓 선동을 반복해 오로지 생각하는 거라고는 자기들의 집권과 권력을 20년, 50년 계속 가져가는 것이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의 이같은 공세에 이재명 후보도 맞대응에 나섰다. 민주당은 윤 후보의 나치와 파시스트 발언이 알려진 다음날인 지난 18일 “실언, 망언을 넘어 폭언 수준”이라며 “오만함과 무례함이 거의 극에 달했다”고 본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후보도 가만있지 않았다. 이 후보는 17일 윤 후보를 곤충에 비유하며 "빈대도 낯짝이 있다는데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는 윤 후보가 유세 과정에서 이 후보의 대장동 사업 관련 연루 의혹을 계속해서 제기한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어 이 후보는 윤 후보가 거리 유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는 점을 겨냥해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며 상대 후보를 '도둑'에 비유했다. 또 "이재명은 주술사가 아니라 국민에게 길을 묻고 주술사가 가라는 길이 아니라 국민이 가라고 하는 길을 갈 것"이라며 윤 후보를 둘러싼 무속 논란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재명-윤석열 양강 후보 모두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거센 네거티브전에 나서면서 대선 판은 그야말로 '막말 대잔치' 방불케 하고 있다. 정책 경쟁과 자질 검증이 사라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재명 대 윤석열 '막말 대전'의 이면에는 진영 대립을 통한 지지층 결집과 함께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 표심을 가져오기 위한 전략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네거티브가 선거 막판에 심해지는 이유는 효과가 있으니까 네거티브전을 하는 것"이라며 "양강 후보 모두 상대를 향한 네거티브를 통해 지지층 결집 뿐만 아니라 특히 중도층 특히 특정 후보를 지지하려고 하는 중도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판단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부정성 이론'이라고 있다. 사람은 긍정적 메시지 보다 부정적 메시지를 더 잘 떠올리게 된다. 윤석열-이재명 두 후보의 막말을 들으면서 유권자들은 욕을 하지만 실제로는 거기에 대해 연상을 할 수 있다. 부정적인 단어가 머리속에 남아있는 것"이라며 "정책은 아무리 얘기해도 소용이 없다. 그래서 하나도 안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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