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빠른 대응으로 코로나19 이후 최대 실적 기록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 산업에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지평을 연 셀트리온이 항체치료제, 자가진단키트 등의 발빠른 개발로 '위드 코로나' 속에서도 앞장서고 있다.

   
▲ 셀트리온 인천 송도 1공장 전경./사진=셀트리온 제공

20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초 항체치료제 개발에 본격 돌입해 지난해 2월 첫 국산 코로나19 치료제인 '렉키로나주'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지난해 9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받은 데 이어 유럽, 페루, 호주 등에서도 허가를 받으면서 세계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연구·개발을 시작한지 11개월 만으로 주력 사업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넘은 첫 신약 개발 성과다.

당시 선봉장에 있던 서정진 명예회장의 지휘로 항체의약품을 제조하던 역량을 집중해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신약을 개발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감염증 여파에 따른 셧다운에 대비하기 위해 모든 직원들의 개인 방역 관리를 철저히 관리했다. 또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학회 이외에 세계 최대 투자자 미팅인 JP모건헬스케어 컨퍼런스에도 2년 연속 불참할 만큼 치료제 개발에 저력을 다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병이 국내에 급격히 퍼지고 렉키로나를 개발할 당시에는 직원이 사내 식당 이 외에 외부 식당이나 카페 등을 이용하는 게 금지될 정도로 엄격한 방역 수칙을 적용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물론 현재도 최고 품질의 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해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렉키로나는 60분간 정맥 주사로 투여해야하는 방식으로 개발돼 경구용 치료제에 비해 환자 치료 편의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셀트리온은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응할 수 있는 흡입형 항체치료제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임상 1상 시험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 보스니아·세르비아·북마케도니아 등 3개 국가에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 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IND) 제출도 완료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흡입형 치료제가 상용화 된다면 환자 편의성이 대폭 증대돼 재택 치료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경구용 치료제와 비교했을 땐 적은 양의 항체를 투입해 만들기 때문에 가격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진출한 진단키트 사업도 순항 중이다. 셀트리온은 휴마시스와 △항체진단 △항원신속진단 △항원 홈테스트 △중화항체 진단키트 4종을 공동개발 했다. 셀트리온의 지난해 4분기 진단키트 실적은 셀트리온 매출액인 6011억원의 14%(841억원)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렉키로나의 매출 비중은 17%(1021억원)로 진단키트보다 소폭 크다.

셀트리온의 진단키트는 미국 자회사 셀트리온USA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 등 약 10여개 기업 및 정부에 공급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에서 확보한 신속진단키트 공급계약은 누적기준 약 66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는 셀트리온 작년 연간 매출의 3분의1 수준으로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코로나19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셀트리온은 '2조 클럽'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67% 성장한 1조8908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코로나19 속에서도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에는 세계 최초 자가면역질환 치료 바이오시밀러 '렘시마'를 개발한 역량과 발빠른 위기 대응 능력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