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배 레버리지 ETF 매수 이어져…"투자 유의해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국 주식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손실률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저점이라고 판단하고 약 2조 1000억 원 어치 자금을 3배 레버리지 ETF·ETN에 쏟아 부었지만, 우크라이나발 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이들의 손실도 엄청난 속도로 늘어났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개미들이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서학개미들은 테슬라나 애플 같은 개별 종목에도 투자하지만 ETF 상품에도 직접 투자하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심지어 3배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는 개미들의 움직임도 포착된다.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라는 ETF는 이미 서학개미들 사이에선 유명하다. 이 ETF는 나스닥 시장을 대표하는 100개 종목으로 구성된 나스닥100 지수가 상승할 경우 상승률의 3배만큼 수익을 내고, 반대로 하락할 경우엔 손실률이 3배가 되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 미국주식 등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손실률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들어서 서학개미들은 이 ETF를 무려 8억 5560만 달러(약 1조 300억 원) 순매수했다. 미국 주식 최고 인기 종목인 전기차 업체 테슬라(8억 2350만 달러 순매수)보다 더 많이 사들였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 종목별 순매수 금액과 비교해도 삼성전자(1조 4920억 원 순매수), 카카오(1조 3610억 원), 네이버(1조 1670억 원)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미국 주식 ETF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레버리지 ETF를 보유한 투자자들의 손실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데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 조치를 예고한 점도 지속적인 리스크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나스닥100 지수는 올해 들어 17.2% 하락한 상태다.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는 올 들어 가격이 45.7% 떨어졌다.

지속적인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매수세가 이어지는 데에는 ‘학습효과’가 작용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국내외 증시가 엄청난 타격을 입었지만 이내 회복해 신고점 기록을 경신했던 상황이 다시 재현될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지수가 회복되더라도 수익률은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레버리지 ETF·ETN의 경우 수익률이 일단위로 결정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지수가 원래대로 회복돼도 투자자들은 손해를 볼 수 있는 구조임을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1-2년 사이 투자를 시작한 투자자들의 경우 상승장에 익숙해서 초고위험 상품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면서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각별히 더욱 조심스러운 투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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