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강국의 대 러시아 금융 제재에…러시아인 가상자산 적극 매수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폭락했던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금 상승 랠리를 펼치며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 가상자산이 연일 상승 랠리를 펼치며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2일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6시 30분 기준 24시간 전보다 5.70% 급등한 4만4059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비트코인은 최저 4만1522달러에서 최고 4만4793달러에 거래되는 등 장중 4만달러 후반대까지 치솟았다. 전일 14% 폭등한 데 이어 이틀째 랠리를 이어가는 셈이다. 

비트코인에 이어 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 역시 같은 시간 24시간 전보다 4.92% 상승한 2961.79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지난달 25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이날 비트코인은 1개당 3만4700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가상자산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이유로 서방 강국들의 대 러시아 금융 제재를 꼽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캐나다는 지난 26일(현지 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비롯해 다른 도시를 공격함에 따라 우리는 러시아를 국제 금융 체계로부터 고립시키기로 결정했다”면서 “해당 조치들은 조만간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방 강국의 이번 조치로 러시아의 일부 은행은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전면 배제되고, 러시아 중앙은행의 국제 보유고 접근 역시 제한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가상자산을 자금줄로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지적이다. 

실제 러시아인들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사들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파리에 기반을 둔 가상자산 데이터 업체인 ‘카이코’에 따르면, 러시아 화폐 루블을 통한 비트코인 거래량은 지난달 25일 15억 루블(약 190억원)으로 급증하는 등 지난해 5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전쟁으로 금융 시스템이 마비된 우크라이나인들 역시 가상자산 매수에 대거 뛰어든 점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영국 투자회사 모비어스 캐피털 파트너스의 설립 파트너 마크 모비어스는 “비트코인은 중앙은행 같은 단일 기관에 의해 발행되지 않는다”면서 “이 때문에 러시아가 제재 상황에서 이를 쓸 수 있다”고 가격 상승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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