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인턴기자] SBS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의 정규편성이 유력한 가운데, 여타 파일럿 프로의 정규 편성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

지난달 31일 밤 첫 방송을 맞은 SBS 파일럿 예능 ‘동상이몽’에는 두 MC 유재석·김구라와 함께 사춘기 자녀와 부모가 갈등을 겪는 가족들이 의뢰인으로 출연했다.

프로그램에서 출연 가족의 다양한 고민을 일상 관찰과 토크로 허심탄회하게 풀어내는 장면이 큰 호응을 얻어 시청률 5.1%로 동시간대 1위 기록을 달리기도 했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서는 기대이상의 성과라는 평이 나온다.

   
▲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위), KBS2 '마녀와 야수'(중간), MBC '복면가왕'(아래) / 사진=SBS, KBS, MBC 제공

SBS예능국장은 1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동상이몽’은 품이 많이 들어간 작품이다. 반응이 나쁘지 않아 정규편성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동상이몽’ 외에도 봄 개편을 맞아 각 방송사의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대거 정규 편성 돼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순수하게 새로 제작된 프로그램 대신 설 특집 등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정규 편성된 경우가 많아 예능 편성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 잡았다는 평이 나온다.

SBS에서는 지난달 21일 ‘아빠를 부탁해’를 정규 편성 후 첫 방송했다. 지난 2월 설 특집으로 2회분이 방영된 ‘아빠를 부탁해’는 평균 시청률 13%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빠를 부탁해’ 이경규·조재현·강석우·조민기 등 50대 아빠와 20대 딸들의 소통과 유대감 회복 과정을 일상 관찰을 통해 그려낸다. SBS는 “‘아빠를 부탁해’가 정규 편성 됐으면 좋겠다”는 시청자 의견이 줄을 잇자 검토 끝에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했다.

‘영재발굴단’도 SBS에서 설 특집으로 선보였던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대한민국 곳곳의 영재들의 일상을 관찰하며 ‘행복한 교육법’을 고민하는 프로그램으로 호평을 얻자 전현무 단독MC에 컬투를 새롭게 영입해 보강, 지난달 25일 첫 방송됐다.

MBC 역시 파일럿 프로그램을 등용했다. 저조한 시청률의 ‘일밤-애니멀즈’를 폐지, 그 빈자리에 지난 설 특집으로 화제가 됐던 ‘복면가왕’으로 대체해 5일 방송을 앞두고 있다. 가수들이 가면을 쓰고 무대에 올라 노래 실력만으로 평가받는 신선한 진행방식으로 시청자 호평을 받으며 10%의 시청률을 기록, 주말예능으로 안착했다.

KBS의 경우 크리스마스 특집이 정규 편성돼 방송중인 프로그램이 있다. KBS2 ‘마녀와 야수’는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방영됐다. 남녀가 가면을 쓰고 오직 마음만 보고 서로 다가간다는 신선한 미팅방식으로 많은 호응을 얻고 지난 2월 정규 편성이 확정됐다.

이처럼 다양한 파일럿 프로그램들의 활약에 한 방송 관계자는 “이전에는 특집 방송을 1회분으로 끝내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정규 편성으로 잇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대중성 확인으로 방송 편성 부담을 덜 수 있으며, 최적의 시간대를 찾기 위한 시청자 분석 자료 수집에도 파일럿 방송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폐지를 앞둔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를 설 특집인 ‘마이 리틀 텔레비전’으로 대체 편성이 유력한 가운데 SBS ‘썸남썸녀’도 설 특집 이후 정규 편성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