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파울루 벤투(52·포르투갈)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을 지휘하면서 한국 축구사에 굵직하게 남을 '명감독' 반열에 올라섰다. 역대 대표팀 사령탑 최다승 기록을 세웠는데, 아시아 최강 이란을 화끈하게 꺾으면서 세운 기록이라 의미가 더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손흥민이 전반 선제골을 터뜨리고 김영권이 후반 추가골을 넣어 일궈낸 승리였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A조 1위(7승 2무·승점 23)로 올라섰을 뿐 아니라 이란을 상대로 무려 11년만에 승리를 맛봤다. 한국은 2011년 이란에 1-0으로 이긴 후 7경기에서 3무4패로 한 번도 못이기다가 8경기 만에 화끈하게 승리했다.

이란전 승리는 한국 축구에 경사이기도 하지만 벤투 감독에게는 '최다승 감독' 타이틀을 안겼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지난 2018년 8월 한국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이날 이란전까지 총 42경기를 지휘해 28승 10무 4패를 기록했다. 28승은 울리 슈틸리케(67·독일) 감독이 갖고 있던 역대 한국대표팀 감독 최다승 기록을 넘어선 신기록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014년 9월~2017년 6월 한국 대표팀을 이끌며 39경기에서 27승 5무 7패의 성적을 냈다.

벤투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 확정해 한국의 10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이끌었다. 앞으로 카타르 월드컵 본선까지 한국 대표팀을 지휘하면서 매번 승리할 때마다 '최다승 감독' 기록은 스스로 경신하게 된다. 

아울러 이번 이란전 승리로 벤투 감독은 대표팀의 홈 경기 무패 기록 행진도 이어갔다. 벤투 감독은 한국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2018년 9월 코스타리카와 평가전 승리(2-0)를 시작으로 이날 이란전 승리(2-0)까지 국내에서 치른 20차례 A매치에서 16승 4무로 한 번도 패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이제 어느 나라 대표팀이라도 한국으로 원정을 올 때는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다.

역대 한국대표팀 최고의 감독은 이견 없이 거스 히딩크를 꼽을 수 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히딩크 전 감독은 '명장 중의 명장'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벤투 감독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16강 토너먼트 또는 그 이상의 성적으로 이끌면, 벤투 감독의 '명감독' 위상도 그만큼 더 높이 올라갈 것이다. 

월드 클래스 손흥민을 비롯한 좋은 자원들이 포진해 있고, 벤투 감독이 4년간 차근차근 빌드업을 통해 대표팀의 수준을 높여왔기 때문에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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