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이어 이통 3사 ESG 펀드 조성…빅테크 협업 모범 사례
"ESG 코리아,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지원하자는 데에 중지 모아"
[미디어펜=박규빈 기자]SK텔레콤은 경계를 넘어선 ESG 경영 활동을 보다 활발하게 전개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지난 28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박종욱 KT 사장·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KB인베스트먼트와 각각 100억원씩을 총 400억원을 출자해 'ESG 펀드'를 공동 조성했다. 4사가 함께 마련하는 펀드는 탄소 중립 등 ESG 분야 기술을 보유한 유망 스타트업들의 육성에 전액 사용될 예정이다.

이 같은 3사의 협력에 대해 업계에선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 포화로 3사간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는 상황임에도 '선한 영향력'을 위해 경쟁 대신 힘을 모은 것이기 때문이다.

   
▲ ESG를 강조한 MWC2022 부대 행사인 4YFN(4 Years from Now) 내 SK텔레콤 부스 전경./사진=SK텔레콤 제공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카카오와 함께 ESG 경영 확산을 위한 초협력의 모범 사례를 선보였다. 양사는 지난해 3월 ESG·AI·지식 재산권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고, 해당 분야 기술 등 주요 자산을 우리 사회와 나누는 데 뜻을 같이하는 MOU를 체결했다. 이어 같은해 8월에는 ICT 업계 최초로 ESG 공동 펀드를 조성했다.

당시 SK텔레콤은 카카오와 100억원씩 총 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ESG 혁신 기업들을 성장시키는 마중물로 적극 활용하고, 향후 이 기업들을 통해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이 전파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양사의 초협력으로 마련된 펀드는 기존 수익성과 성장성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스타트업 투자와는 달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ESG 혁신성에 높은 비중을 두고 투자 대상이 결정됐다. 펀드는 현재까지 청각장애인의 일자리 창출과 소득개선에 기여하는 스타트업인 '코액터스'와 디지털 문서 점자 자동 변환 기술을 선보인 '센시', 유아나 초등학생 대상 메타버스 기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블러스' 등 3사에 총 30억원을 투자했다.

양사는 향후 ESG 공동펀드를 통해 환경, 사회적 약자, 교육격차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발생하는 분야의 혁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ESG 분야 스타트업들의 도전과 성장을 돕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SAP 등 글로벌 기업, 국내 사회적 기업가 교육 기관과 투자사들이 초협력하는 'ESG 코리아 2021' 얼라이언스를 결성한 바 있다.

이 조직은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을 원하는 스타트업들을 위해 SK텔레콤이 보유한 ICT 기반의 다양한 솔루션을 지원하고, 스타트업들이 ESG 성과를 측정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ESG 코리아 얼라이언스에는 △SK텔레콤 △마이크로소프트 △SAP △소풍벤처스 △HGI △미라클랩 △벤처스퀘어 △MYSC △SK사회적기업가센터 △한양대학교 △SBA 성수 허브 등 11개 회사·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ESG 경영 역량을 빠르게 내재화하고, 사회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SK텔레콤은 올해에도 'ESG 코리아 2022' 운영을 통해 혁신 스타트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SK텔레콤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22에서 유망 스타트업을 위한 부대 행사인 4YFN에 단독 부스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SK텔레콤은 자사 프로젝트 2개와 혁신 스타트업 11개 기업의 ICT 기술을 활용한 ESG 문제 해결·사회 가치 창출 방안을 제시해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초협력 영역을 이번 경쟁사들와의 공동펀드 조성을 계기로 한층 넓힐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이사회에 ESG 위원회를 설립하고 국내 IT 기업 최초 RE100을 선언하는 등 선제적으로 ESG 경영 추진 체계를 확립해 국내 기업 경영 문화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5일 주주총회에서 유영상 사장은 "ESG 경영이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주요 경영 현안"이라며 "본업과 연계한 'SKT ESG 2.0' 경영을 통해 고객에게 사랑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SK텔레콤 ESG 2.0 경영은 그린 네트워크를 통한 친환경 성장, ICT 기술로 안전 사회 조성 기여, AI 서비스·기술 활용 ESG 활동 등이다. 또한 고객이 직접 참여하고 보상받을 수 있는 ESG 활동을 추진해 사회적인 성과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ICT 분야는 물론 산업 전 부문에 걸쳐 ESG 경영 확산을 촉진하는 초협력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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