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펙스클루정' 동남아 시장 본격 진출
선발주자 케이캡과 경쟁 불가피..."전략 중요"
[미디어펜=김견희 기자]대웅제약과 HK이노엔이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를 앞세워 동남아 시장에서 맞붙는다. 

   
▲ HK이노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사진=HK이노엔 제공

28일 대웅제약은 최근 해외법인 및 지사를 운영 중인 국가 중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에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펙수클루정'의 품목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다. 펙수클루정은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허가 받은 34호 신약으로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를 가역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을 갖는다. 

P-CAB 기전은 기존 위식도역류질환에 쓰이던 PPI(위산분비억제제) 계열 제제 보다 약효 발현 속도가 빠르고 식전식후 상관 없이 복용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 PPI 계열 제제는 약효 발현 속도가 늦고 복용 편의성이 불편해 골다공증과 뇌졸중 등 부작용이 해외 곳곳에서 보고되는 등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P-CAB 계열이 차세대 제품으로 꼽히는 추세다.

대웅제약은 이번 동남아를 시작으로 펙수클루정의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펙스클루정은 앞서 지난 2020년에는 멕시코와 브라질, 2021년 중국, 미국, 중남미 4개국 그리고 중동 6개국에 총 1조 1000억 원가량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올해 미국에서의 임상 3상 개시, 중국에서 내년까지 임상 3상 완료할 계획이다. 

다만 동남아 시장의 경우 HK이노엔의 '케이캡'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을 지난 2018년 식약처로부터 30호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으로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이는 대웅제약의 펙스클루정과 같은 P-CAB 기전을 가지고 있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을 앞세워 빠르게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을 비롯해 올해 2월에는 말레시이아 제약사 파마니아가와 케이캡의 완제품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동남아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보다 앞선 2019년에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에 케이캡 완제품을 수출한 바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도 높여가고 있다. 케이캡은 지난해 국산신약 단일 제품 최초로 출시 3년 만에 원외처방액 1000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캡은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은 만큼 동남아 시장 공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펙수클루정은 신약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국내에 정식 출시 되기 이전이다. 

업계 관계자는 "P-CAB 계열 약물에서 대웅제약이 HK이노엔보다 후발주자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는 만큼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선 현지 마케팅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국내 소화성궤양 치료제 시장 규모는 9000억 원대로 추산된다. 지난해 인도네시아·베트남·태국·필리핀·싱가포르·말레이시아·스리랑카 동남아 7개국의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규모는 약 4500억 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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