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상승분→제품가에 반영
EU 공급 부족 현상 철강사 협상력↑
2분기, 차·조선 가격 협상 여부 따라 희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철강업계의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지만 올해는 이 같은 상식이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유럽연합(EU)의 철강부족 현상이 철강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 냉연강판./사진=한국철강협회 제공

13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조392억원, 1조6702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7%, 7.6% 늘어난 수치다. 현대제철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6조5859억원, 62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7%, 104.9%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 업계 역시 두 회사의 1분기 실적 전망치를 한껏 올려 잡았다. 메리츠증권은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의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을 각각 1조8000억원, 7003억원으로 예측했다. 이는 에프앤가이드보다 훨씬 높은 전망치다. 

교보증권은 포스코홀딩스의 경우 1분기 전방산업 호조와 철강 제품 수요 증가에 따른 판가 인상으로 영업익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현대제철의 1분기 실적 또한 매출액 6조6043억원, 영업이익 62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4%, 105.7%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 철강 업체들의 호실적인 점쳐지는 것은 러시아 사태의 영향이 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철광석 등 원자재가 급등한 가운데 철강사들이 이를 제품 가격에 최대한 반영시키고 있어서다.

포스코의 경우 올 들어 후판 가격을 두 차례 걸쳐 올렸고, 열연 유통 가격도 톤당 5만원씩 올린 데 이어 곧 톤당 10만원씩 추가로 올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 역시 지난 1분기에만 열연·냉연 유통가격을 톤당 5만원, 후판 가격은 톤당 3만∼5만원 인상한 가운데 2분기 내로 열연 냉연 가격을 톤당 10만원씩 올려 받을 예정이다.

이는 국내 기업의 이야기 만이 아니다. 유럽 최대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은 최근 판재류 가격을 톤당 180유로로 올려 잡았고, 중국 바오스틸도 지난 3월 열연 내수가격을 톤당 350위안 정도 인상했다.

EU의 철강 공급부족 현상 역시 제품가 인상의 원인으로 해석된다. 유럽연합은 러시아산 철강재에 대부분 의존해왔는데 대(對)러제재로 인해 수입이 금지되면서 최근 다른 나라로 수입국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EU의 역외 철강 수입 1·2위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제품이 차지하기 때문에 터키나 인도산에 이어 아시아산 철강 가격도 오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철강 업계는 2분기에도 제품 가격 인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자동차 및 조선 업계와의 협상을 통해 가격 인상안을 관철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는 상반기 자동차 강판 가격에 대해 톤당 20만~30만원 인상을 요구한 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사들에게는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 내지는 소폭 상승을 요구할 예정이다.

다만 자동차 및 조선 업계 모두 가격 인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는 철강사들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철강 제품 구매에만 연간 2조원이 넘는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이는 자동차 가격 인상으로 이뤄지는 데 최근 러시아 사태로 야기된 이른바 '카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비난을 감안하면 철강 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조선 업계 역시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하는 조선용 후판 가격을 3분기 연속 인상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선 자동차·조선 등 전방 산업과의 가격협상에 따라 2분기 실적 희비가 갈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자재의 재고분이 존재하고, 미리 계약된 물량을 통해 제품제작이 진행되는 만큼 이번 철강업계의 가격인상이 제품에 바로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다"며 "다만 수급이 부족한 만큼 가격인상은 피할 수 없어 향후 전방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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