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부담률 평균 25.7%, 글로벌 경쟁사보다 10%p 높아
원자재 가격 ·운송비도 급등…하반기에 부정적 영향 더 커질 듯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재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경쟁이 격화하는 높은 법인세율로 미래 성장 기반 확대에 애를 먹고 있다. 우크라이나사태 등으로 원자재·운송비 급등으로 원가 경쟁력에도 경고음이 들어온 상황이다.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 7대 수출 주력업종의 한국 대표기업과 글로벌 경쟁사 간 2021년 경영성과를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법인세 부담률은 한국기업이 평균 25.7%로 글로벌 경쟁사 평균 15.7%보다 10%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 대형 컨테이너선이 항해를 하고 있다. /사진=HMM

한국기업의 세부담은 크지만 매출·자산·시총·R&D투자 등은 경쟁 기업에 뒤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은 글로벌 경쟁사가 한국기업의 2.2배, 자산은 1.3배였다. 반도체와 가전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외할 경우 그 격차는 더욱 벌어져 매출은 3배, 자산은 1.8배에 달했다.

시장이 평가하는 기업가치도 글로벌 경쟁사가 월등히 높다. 글로벌 경쟁사의 시총규모(2021년말 기준)가 한국기업의 3.1배에 달했다. R&D 투자규모도 글로벌 경쟁사가 84억 달러로 한국기업 평균 58억 달러보다 1.4배 높았다.

재계에서는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한국기업들이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우리 기업이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법인세 부담을 낮추고 기업 성장에 방해가 되는 대기업 차별규제들을 시급히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가 급등하면서 기업들이 경영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제조기업 30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기업영향 조사‘를 살펴보면  응답기업의 75.6%가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제품 생산단가가 크게 증가했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수익에도 부정적 영향을 예상하고 있다. 응답기업의 66.8%가 최근 상황이 계속된다면 올해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가 발생해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31.2%에 달했다.

운송비도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65인치 TV의 국제 운송비는 9달러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50달러에서 100달러까지 상승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용 증가는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재계 관계자는 “생산비용이 상승하면서 원가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해법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원자재와 물류비 상승세를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부정적 영향이 더욱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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