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진 기자] 한국벤처투자가 운용하는 모태 출자펀드 투자기업의 코스닥 기업상장(IPO) 심사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소부)에서 올해 모태펀드 출자액을 대폭 삭감한 가운데 기관도 비상장 벤처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를 꺼리고 있어 악순환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 사진=한국벤처투자 유튜브 홍보 영상 캡처


14일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모태 출자펀드가 투자한 29개 기업 중 이번 달까지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기업은 14개 사로 집계됐다. 모태 출자펀드의 투자 기업 중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지난해 12월 모태 출자펀드가 투자한 기업 중 애드바이오텍, 오토앤, 케이옥션, 공구우먼, 노을, 모아데이타, 바이오에프디엔씨, 비씨엔씨, 스코넥, 이셈스, 이지트로닉스, 인카금융서비스, 퓨런티어 등이 현재까지 상장 문턱을 넘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모두 지난해 12월부터 상장 심사가 승인된 곳이다.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던 기업 중에선 광고영화 및 비디오물 사업을 영위하는 포바이포가 4월 28일 유일하게 상장에 성공했다.

이 밖에 1분기 상장 기대를 모았던 넥스트바이오메디컬, 디앤디파마텍, 성일하이텍, 이뮨메드, 청담글로벌은 여전히 상장 문턱을 넘지 못한 상황이다. 이전상장을 기대했던 비플라이소프트와 선바이오는 여전히 코넥스에 머물러있다.

심사는 최근에서야 본격화되고 있다. 13일 영창케미칼은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넥스트칩과 루닛, 범한퓨얼셀 역시 최근 예심을 통과해 상장을 앞두고 있다. 

반면 11일 에이프릴바이오는 상장 예심에서 고배를 마셨다. 애니메디솔루션은 지난 달 18일 상장 예심에서 탈락해 자진 철회를 결정했다. 에이엘티 역시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불공정 약관 이슈를 겪고 있는 트레져헌터 역시 심사 진행 사항이 답보 상태다.

지난달 28일 중소부는 1분기 벤처투자 실적 2조827억 원, 펀드결성 실적 2조5668억 원을 기록했다며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시장 분위기는 냉소적인 반응이다. 중기부에서 전년(7200억 원) 대비 올해 모태펀드 출자액을 27.77%(2000억 원) 삭감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시장의 유동성이 이미 상장이 끝난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집중될 수 있다는 점이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 미국의 빅스텝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환율과 국고채 금리 약세 현상 영향으로 코스피는 물론 코스닥 시장 전반에 유동성이 빠르게 마르고 있다”며 ”설령 벤처기업이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상장 시 비교대상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 밸류에이션이 하락하고 있어 초기 시가총액 형성에 악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기관도 상장 전 벤처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를 꺼리고 있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성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