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시장 공약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해 간결하면서도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한 기업명으로 간판을 교체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1963년 설립된 이후 59년만에 처음 사명을 변경했다. 새로운 이름은 제약을 제외한 '주식회사 보령'이다. 글로벌 시장과 헬스케어 산업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고자 사명을 변경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변화하는 환경속에서 더 많은 성장 및 투자 기회를 국내외 제약산업에서 포착할 것이다"고 말했다. 

보령은 오너 3세인 김정균 대표를 중심으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 일환으로 보령은 최근 미국 우주 개발 전문기업 액시엄 스페이스와 글로벌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스타버스트와 함께 우주헬스케어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휴온스글로벌은 최근 화장품·부자재 기업인 블러썸엠앤씨을 인수한 후 휴온스블러썸로 이름을 바꾼 뒤 다시 '휴엠앤씨'로 변경했다. 또 휴온스네이처와 휴온스내츄럴을 합병해 '휴온스푸디언스'로, 휴온스메디케어와 손자회사 휴온스메디컬을 합치고 '휴온스메디텍'으로 회사명으로 교체했다. 

GC녹십자와 GC(녹십자홀딩스)도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존 '그린 크로스 코퍼레이션(Green Cross Corporation)'에서 '지씨 바이오팜 코퍼레이션(GC Biopharma Corp.)'으로 영문 상호를 변경했다. 이번 변경은 그린크로스의 영문 이니셜을 조합한 'GC' 브랜드를 강조하고 백신, 혈액제제를 포함한 글로벌 사업 역량의 확대를 의미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보다 앞선 2018년에는 녹십자홀딩스를 GC로 바꾸기도 했다. 또 GC녹십자는 계열사 이름에 GC녹십자웰빙 등 GC를 붙여 통일성을 부여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일본 메이지세이카파마와 합작설립했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기업(CMO)인 '디엠바이오'를 인수한 뒤 동아에스티, 에스티팜과 마찬가지로 통일된 기업 이미지 구축을 위해 사명을 '에스티젠바이오(STgenBIO)'로 바꿨다. 에스티는 '과학기술(Science Technology)'을 뜻한다.

잇따른 사명 교체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대비로 풀이된다.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하면서도 간결하고 통일된 사명으로 해외 파트너에게 기업 가치를 쉽게 알리고 이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이 있는 제약사들이 사명을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해외 시장을 고려해 쉽게 각인시킬 수 있는 간결한 이름으로 간판을 교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