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1.75%로 인상…연말까지 2.5% 예고
주담대 이자 부담 증가…전문가 "집값 하향안정 전망"
"무주택자 능력 맞춰 매수…다주택자 주택 수 줄여라"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올해 들어 세 번째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서 주택 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연말까지 ‘빅스텝’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주택 유무에 따른 수요자들의 시장 대응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미디어펜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6일 기준금리를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것을 시작으로 9개월 동안 다섯 차례 인상을 단행했다. 한국은행은 연말까지 세 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려 2.5%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유례없는 저금리로 ‘유동성 파티’가 열렸던 부동산 시장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기준금리 2.5% 기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저 5%~최고 7%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8월 이후 1년 6개월 동안 늘어나는 이자는 약 27조원으로 1인당 130만원가량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대출 금리가 올라가면 늘어난 이자 부담만큼 요구수익률이 높아지게 된다”며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는 분위기에 과도한 상승에 대한 피로감까지 맞물리면서 거래동결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선 ‘저금리 파티’를 다시 기대하긴 어렵다”며 “사실상 이번 상승장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소장은 ‘조건부 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서울 수도권 지역의 경우 입주물량이 부족하고 재건축 기대감과 토지보상금, 전세시장 등 변수가 있어 큰 폭의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일부 지역은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수 있지만 외곽 지역부터 조금씩 조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지난 3년간 거래는 감소했지만 매물동결 현상으로 줄어든 공급 대비 불안한 수요가 유입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며 “앞으로 3년간은 거래 감소에도 불구하고 늘어난 매물에 비해 불안한 수요가 관망으로 돌아서면서 주택가격이 하향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그렇다면 이러한 금리 인상기에 무주택·1주택·다주택 등 수요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김 소장은 무주택자의 경우 시장 흐름과 관계없이 본인의 자금 조달 능력에 맞춰 주택을 구입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무주택자는 정답이 없다”며 “시장 흐름에 맞춰 집을 사려고 하면 가격이 내릴 땐 더 내릴까 봐, 오를 땐 비싸서 못 산다”고 말했다. 이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매수하는 걸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1주택자는 ‘갈아타기’는 가능하지만 반드시 ‘선매도 후매수’ 할 것을 권고했다. 김 소장은 “시장이 매수자 우위로 바뀌었기 때문에 내 집이 계약되는 걸 먼저 보고 이사 갈 집을 계약해야 한다”며 “이사 갈 집을 잡았다가 가격이 떨어져버리면 이도 저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다주택자는 가진 물건을 조금씩 정리하는 것을 추천했다. 그는 “늘어나는 이자 부담을 감당할 수 있다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다면 주택 수를 줄이는 게 맞다”며 “기준금리 3%까지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오르는 속도도 심상치 않기 때문에 정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김 소장은 “최근 시장 분위기는 2007~2008년 노무현 정부 시기와 흡사한 양상”이라며 “당시에도 동탄1신도시와 송도 신도시 등 수도권 외곽 신도시 가격이 먼저 빠지기 시작해 2010년 이후 서울 집값까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에도 송도를 비롯한 외곽 신도시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때와 비슷하게 상황이 전개되고 있어서 2~3년가량 지나면 다시 조정기가 도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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