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 시장 올해 1조 원 돌파 전망
"중장년층부터 MZ세대까지 고객층 확대"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패션 기업들이 1조 원으로 확대된 미술 시장에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본업인 의류 이외에 예술·문화 콘텐츠를 선보이면서 고객 접점을 늘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이랜드가 조성한 문화예술재생 콘셉트의 헤이리 갤러리 전경./사진=이랜드 제공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최근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문화예술재생 콘셉트의 갤러리를 열었다. 갤러리는 1층 330㎡, 지하 1층 990㎡ 규모로 꾸며졌으며, 지하 1층 공간은 6월 중순 중으로 오픈할 계획이다. 갤러리 첫 전시는 '지히 작가전'으로 시작한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번 갤러리 개관은 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발굴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대중과의 접점을 늘리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앞으로도 확대된 국내 미술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오프라인 갤러리 뿐 아니라 온라인 갤러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연말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미술품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이 회사는 2020년 10월부터 자사몰인 에스아이빌리지를 통해 미술품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특히 최영욱 작가의 달항아리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의 경우 여러 점이 모두 판매될 정도로 고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물방울 화가로 불리는 유명 작가 김창열의 오리지널 미술품 '회귀2016'은 공개한 지 1시간도 안 돼 5500만 원에 팔렸다"며 "미술품을 통해 재테크를 하거나 재력을 과시하는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은 문화 콘텐츠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자사 화장품 브랜드 연작과 아티스트그룹 팀보타(TEAMBOTTA), 마케팅 전문 기업 키스코와 공동 기획으로 서울숲 갤러리아포레에서 '팀보타 특별전'을 오는 6월까지 선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예술전시회를 공동 기획한 이유는 문화적 만족감을 추구하는 '아트슈머(Art+Consumer)'를 사로잡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패션 기업들까지 문화·예술 사업에 나서는 이유는 국내 미술 시장의 성장세에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술 시장은 9157억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올해는 1조 원을 가뿐히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3812억 원)보다 2배 증가한 규모다.

지난 2년 간 코로나19 여파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늘었고,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과 주식에 이어 미술시장으로 흘러든 것으로 분석된다. 또 젊은 층이 미술 시장의 새로운 컬렉터로 부상하면서 수요층이 크게 확대된 점도 주효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MZ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면서 시장도 크게 확대됐다"며 "앞으로도 산업계에선 차별화된 콘텐츠를 다양하게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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