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호남·제주 등 민주당 전통 텃밭 5곳 제외한 12곳서 압승
압승 거둔 국힘, 지방권력 탈환으로 새 정부 초반 국정동력 확보
단, '윤심' 내세운 경기지사 역전패에 "겸손" 강조하며 자세 낮춰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전국의 정치 지도가 국민의힘의 상징색인 '빨간색'으로 물들었다. 지난 1일 치러진 제8회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17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에 '빨간 깃발'을 꽂으며 압승을 거둔 것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호남과 제주 등 전통 진보 지지층이 결집한 4곳과 경기도까지 모두 5곳만 간신히 지켜내면서 낙제점을 받았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출범한지 22일 되는 새 정부가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힘을 실어주려는 국민여론과, 선거 직전까지도 내부 갈등으로 분열했던 민주당에 대해 민심이 회초리를 든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심의 무게추가 '견제'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을 석권하면서 5년만에 정권을 탈환한데 이어 지방권력 탈환에도 성공했다. 민주당은 5곳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6월 1일 지방선거 출구 조사 결과에 환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민주당이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기준 '14대 3'(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당선된 제주도 포함)의 성적을 거두며 압승을 거둔 지 불과 4년 만에 지방 권력이 전면 교체된 것이다.

국회의원 보궐선거 역시 민주당 지역구였던 강원도 원주갑(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을 탈환하면서 7개 지역구 중 5곳을 가져왔다. 민주당은 인천 계양을(이재명 의원)과 제주을(김한규 의원) 2곳만 지켰다. 

전국의 기초단체장 권력지형도 빨간색으로 재편됐다. 국민의힘은 전국 기초단체장 226곳 중 145곳에서 승리한 반면 민주당은 63곳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국민의힘이 53곳, 민주당이 151곳을 가져갔던 것과 비교하면 완전히 뒤바뀐 결과다. 

지방권력 탈환에 성공한 국민의힘은 국민여론을 앞세워 갓 출범한 새 정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민의힘이 최대 격전지로 꼽히던 경기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에 역전패를 당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스스로를 '윤핵관'(윤석열 핵심 측근)이라 칭하면서 '여당 프리미엄'을 내세웠던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막판 0.15% 포인트 차로 김동연 민주당 후보에게 패하면서 결국 경기도는 다시 민주당의 차지가 됐다. 표 차이는 8913표에 불과했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6월2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이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민주당은 막판 대역전극을 펼치면서 수도권을 모두 국민의힘에 내주는 최악의 상황은 막았다. 또한 이재명 후보(전 경기도지사)에 이어 민주당의 홈그라운드인 경기도를 켜내면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의 불씨는 살렸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압승에도 '겸손'을 강조하면서 자세를 한 껏 낮췄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일 최고위원회에서 "겸손한 자세로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라는 교훈으로 삼겠다"며 "국민께서 여당에 몰아준 강한 지지는 저희로서는 너무나도 감사하고 두려운 성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민주당보다 먼저 '혁신 카드'를 들고 나왔다. 선거 승리에 자만하지 않고 2024년 총선에 대비해 당의 변화를 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3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잘나갈 때 자기 혁신에 소홀한 사람들은 결국 정권을 뺏긴다”며 “지지층의 조성이 바뀌었다. 젊은 세대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젊은 세대의 의사 반영 구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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