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리스크 관리 전문성 겸비 평가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윤석열 대통령은 7일 윤석열 정부의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을 지명했다.

   
▲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윤석열 정부의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을 지명했다./사진=여신금융협회 제공.


김 내정자는 1958년생으로 중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대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25회)로 공직에 입문했으며, 특히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는 행시 동기로 '경제 원팀'을 구성해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을 추진하는데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무엇보다 금융권 전반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며 금융권 리스크 관리에 전문성을 겸비했다는 분석이다. 김 내정자는 옛 재무부에서 증권국과 관세국 금융정책실 등 주요 부서를 거쳤으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 국장 등을 지냈다. 또 예금보험공사 사장과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를 거쳐 지난 2019년부터 여신금융협회를 이끌어 왔다.

한국경제가 고물가·저성장·양극화의 3중고에 직면한 가운데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가계부채 등 김 내정자가 풀어야 할 대내외 금융 현안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우선 고공행진을 보이는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에 처음으로 5.4%로 최고치를 찍었다. 상승 폭도 점점 가팔라져 9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3%대로 올라섰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 증가 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전방위적으로 가중되면서 물가상승률은 당분간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물가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역시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4월과 5월 이례적으로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지난 2007년 7월과 8월 이후 약 15년 만이다. 물가 오름세가 단기간에 진정되기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해 경기 회복세가 다소 꺾이더라도 금리를 올려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선 한은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차례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연 1.75% 수준인 기준금리는 2.50%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대규모 양적 완화를 시행한 이후 본격적으로 유동성을 거둬들이기 시작한 지난 8월 기준금리(0.5%)와 비교하면 17개월 만에 2%포인트 오르는 셈이다.

여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가운데 향후 공격적인 긴축행보를 시사한 점 또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보다 높아지는 '금리역전'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 원화 가치 하락 등을 방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 문제도 만만치 않다. 국내 가계부채는 현재 1860조원에 이른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규모와 증가속도가 세계 최상위권에 달하며, 자산가격과 가계부채 간 인과관계 등을 고려할 때 잠재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중앙은행의 긴축정책 행보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부채 규모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대출 규모(1754조2000억원)와 비은행을 포함한 전금융권 변동금리 비중(74.2%)을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각각 약 3조3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대출자 1인당 약 16만원을 더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상폭보다 더 커 실제 가계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의 공격적인 긴축행보와 국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문제 등 한국경제가 직면한 금융 현안 가운데 하나라도 쉬운 과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금융권 전반의 폭넓은 경험과 추진력을 살려 경제 현안 및 리스크 관리에 나서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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