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유럽 출국…EUV 반도체 장비 등 미래 경쟁력 강화 초점
전략회의·초대형 M&A 가능성…경영 전략 메시지 나올수도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반도체 ‘초격차 전략’과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유럽으로 날아갔다. 이 부회장은 12일간의 출장 일정을 소화하면서 극자외선(EUV) 장비 확보, 대규모 인수합병(M&A) 가능성을 타진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7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유럽으로 출국했다. 오는 18일에 돌아오는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각지를 방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전 유럽 출장을 위해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들어서고 있다.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독일-프랑스 등에서 12일간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우선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반도체 장비기업 ASML 경영진과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피터 버닝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EUV 장비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UV 노광장비는 미세화 공정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전자 차세대 반도체 로드맵에 필수적이다. 극자외선 광원을 사용해 웨이퍼에 세밀한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EUV 노광 기술은 AI·5세대(5G) 이동통신·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수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구현을 위해 EUV 기술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2000년대부터 ASML과 초미세 반도체 공정 기술 및 장비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2012년에는 ASML에 대한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출장에서 이 부회장이 초대형 M&A를 매듭지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삼성의 M&A 후보로 꼽혀온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네덜란드), 인피니온(독일) 등이 모두 이 부회장 출장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유럽 출장에 나서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M&A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은 그동안 꾸준히 M&A의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지난달 31일 호암상 시상식에서 한 부회장은 ‘1월에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했었는데 M&A가 진행 중으로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네, 그렇게 보면 된다”고 답했다.

이날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함께 출국하면서 헝가리 라인 점검 등 배터리 경쟁력 강화 방안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전 유럽 출장을 위해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들어서고 있다.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독일-프랑스 등에서 12일간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일부에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 경영진을 유럽으로 소집해 전략회의를 주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교롭게 이 부회장은 신경영 29년이 되는 날 출장길에 올랐다. 이 때문에 출장 기간 중 삼성 미래전략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이 부회장의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이 부회장은 최근 5년간 450조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숫자는 모르겠고 그냥 목숨 걸고 하는 것”이라는 비장한 각오를 밝힌 바 있다.

한편, 고 이건희 회장은 지난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경영전략회의를 갖고 ‘신경영’을 선언했다.

당시 이 회장은 “바꾸려면 철저히 다 바꿔야 한다. 극단적으로 말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며 강한 혁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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