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식 사장, 자사 직원 10% IT 전문가 육성 계획
전무급 CDO 아래 상무 4인 배치…"고객 니즈 초점"
디지털화 늦었다는 지적엔 "경쟁력 확보안 고민 중"
[미디어펜=박규빈 기자]LG유플러스가 데이터와 인공 지능(AI) 사업을 통해 디지털 혁신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7일 LG유플러스는 서울 용산구 한강로 소재 본사 지하 2층 강당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황규별 LG유플러스 최고 데이터 책임자(CDO, 전무)는 "당사는 디지털 혁신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마찬가지로 데이터와 AI를 통해 수익을 내겠다"고 했다.

   
▲ 황규별 LG유플러스 CDO가 9일 서울 용산 본사에서 출입기자들에게 디지털 전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LG유플러스는 '디지털 혁신 기업’으로의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AI 개발과 데이터 분석 전담 조직인 'CDO'를 지난해 7월 신설했다. 황 CDO는 올해 초 LG유플러스에 합류했다. 그는 미국 델타항공·다이렉TV·AT&T·워너미디어 등에서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분석해 수익화를 담당한 바 있는 전문가로 평가된다.

황 CDO는 고객 경험 혁신과 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고자 고객 니즈에 기반한 주요 기술과 서비스들을 '프로덕트'라고 정의했다. 여기에는 IPTV·아이들나라·고객센터· SOHO·U+콕 등 각종 LG유플러스 서비스들이 포함된다. 지난해 12월에는 교육 전문기업 ㈜대교와 데이터 플러스(홈비즈+)를 계약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화 산업분야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에 데이터 플러스 기반 빅데이터 분석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으며, 뮤지컬 공연 기획사와도 협업을 논의 중이다.

이 외에도 AI 콘택트 센터(AICC)를 올해 3분기 중 자사 콜센터에도 적용하고 자체 STT/TTS 엔진을 출시한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AICC 외부 외부 솔루션 사업을 전개하고, 초거대 AI 모델을 기반으로 상담 어드바이저 등 관련 기능을 내년 하반기에 고도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초거대 AI 모델 'EXAONE'을 기반으로 LG AI 연구원과 파트너십을 맺은 상태다. LG AI 연구원은 EXAONE 기반 문제를 해결하고 서비스 고도화를 담당한다. 아울러 국내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협업해 자사 AI 기술 컨설팅과 플랫폼·엔진 설계 등 다양한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전환과 관련, LG유플러스는 고객 가치 달성을 위한 프로덕트 중심의 애자일 조직으로의 개편과 업계 톱 티어 파트너와 공동 연구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CDO 아래 △DX 전략 담당 △AI·데이터 프로덕트 담당 △AI·데이터 사이언스 담당 △AI·데이터 엔지니어 담당 등 상무급 4명을 배치했다.

이들은 디지털 거버넌스, 프로덕트 관리, AI 알고리즘·모델 등을 맡게 된다.

   
▲ 황규별 LG유플러스 CDO가 9일 서울 용산 본사에서 출입기자들에게 AICC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황 CDO는 소상공인 특화 AICC 서비스 출시·데이터 상품(데이터 플러스·U+콕) 경쟁력 강화를 언급했다. U+콕은 지난해 4월 대비 1년 새 총 거래액이 4배 이상 늘었다. 월평균 이용자 수(MAU)는 44만명을 돌파했고, U+콕을 통한 재구매율은 40%를 넘는다는 설명이다. U+콕은 지난 4월 UX를 개편했고, 지난달에는 정기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이달에는 전용 모바일 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상무 4인 아래 프로덕트 팀을 둬 'CSM'을 통해 고객과 소통케 하겠다"고 부연했다.

그 "통신 사업은 폭포수 모델 방식으로, 중장기 진행 프로젝트가 중심"이라며 "반면 디지털 사업은 고객 니즈에 맞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해나가는 프로덕트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의 피드백 데이터로 프로덕트를 개선하고 운영하는 '플라이 휠' 구조를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데이터·AI와 관련 엔지니어링 인재를 확보하겠다고도 했다. 외주와 제휴에 의존하던 개발 역량을 내재화해 통신사를 넘어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자사 직원 10%인 약 1000명을 IT 전문가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4년까지 CDO 아래 AI데이터 과학자 60명, 데이터플랫폼 엔지니어 60명, 소프트웨어/ML-옵스 엔지니어 70명 등 R&D 담당자 200명을 채용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개발자 문화를 조성하고 육성하기 위한 개발자 간 교류를 강화한다.

황 CDO는 "초개인화·초연결과 같은 폭발적 고객 니즈에 선제 대응하는 자기 완결형 조직을 완성하려면 소프트웨어 역량을 길러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차제에는 데이터와 디지털 능력을 기반으로 일하는 문화를 도입하고, 당사가 보유한 AI와 데이터가 전략적인 자산이 될 수 있도록 가치를 만들어 내겠다"고 다짐했다.

   
▲ LG유플러스 성준현 DX 전략 담당·전경혜 AI·데이터 프로덕트 담당·황규별 CDO·전병기 AI·데이터 사이언스 담당·정소이 AI·데이터 엔지니어 담당이 9일 서울 용산 본사에서 출입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한편 질의응답 시간에는 SK텔레콤이나 KT 대비 디지털 전환 발표 시점이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전경혜 AI·데이터 프로덕트 담당(상무)은 "후발 주자인 만큼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이라면서도 "서드 파티나 포스트 레이어의 데이터를 사용해 기존 출시 상품과의 차별점을 만들고 역량을 갖춰가고 있다고 봐달라"고 답변했다.

빅데이터 사업을 통한 고객 개인 정보 유출 우려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정소이 AI·데이터 엔지니어 담당(상무)은 "고객들로부터 활용 동의를 받는다 해도 개인 정보를 익명화 하는 재현 데이터를 계획해 누구인지 식별이 불가하도록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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