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구광모 '위기' 언급…경제 환경 녹록치 않아
경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중요…다만 정부 개입은 안 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국내 총수들이 최근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고삐를 조이고 있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해 상황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경제 위기 최전선에서 분투 중인 총수들이 경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정부가 개입해서 보다 나은 경영 환경을 만들기 위해 무언가를 하려고 하기 보단, 외풍을 막아주고 공정한 법 집행을 통해 경제를 뒷받침 해주는 역할에 그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8일 12일 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초격차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시장의 여러 가지 혼돈과 변화와 불확실성이 많다. 저희가 할 일은 좋은 사람을 모셔오고,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며 삼성 내부 혁신과 기술 초격차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최태원 SK 회장은 17일 ‘2022년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해 “현재의 사업 모델이나 영역에 국한해서 기업 가치를 분석해서는 제자리걸음만 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며 글로벌 경제 위기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 내부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 금리 인상 등 엄중한 국내외 경제 위기 상황에서 파이낸셜 스토리 등 경영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고, 위기 극복은 물론 기업 가치 제고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사진=각 사 제공


앞서 구광모 LG 회장도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드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두 경제 위기의 심각성을 감지한 발언으로, 대내외 경제 환경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총수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게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 

때문에 총수들이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각종 규제와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 오롯이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다행히 윤석열 정부는 새 정부 경제 정책 방향을 통해 재계의 오랜 숙제였던 법인세와 상속세를 완화하고, ‘반기업법’으로 불린 중대재해처벌법과 공정거래법 개정 등 각종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경제 위기 최전선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총수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됐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요한 것은 실천’이라는 엄중한 잣대가 제기된다. 무언가를 지원해주거나, 해주겠다는 발상을 버리고 진정한 민간 주도 성장을 위해 정부가 경제를 뒷받침 해주는 역할에 머무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실제로 위기 상황인 것이 맞지만 정부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며 “개입하려 하지 말고, 공정한 법 집행과 외풍을 막아주는 것이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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