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의장 주재 첫 회동했지만...사개특위·법사위 등 이견 팽팽
국힘 "상임위 구성부터" vs 민주 "상임위 등 국회 개혁부터"
권성동 "상임위 구성 전 민생특위·인청특위, 본말 전도된 것"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여야 원내대표가 12일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에서 첫 회동을 가졌다. 양당은 조속한 원 구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국민의힘은 상임위 구성을,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국회 개혁을 먼저 요구하면서 이견 차이를 보였다. 또한 양당 원내대표는 서로를 향해 "사과하라!"라고 고성을 주고 받으면서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여야 원내대표는 모두 발언 순서를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먼저 발언권을 얻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다수당이 하라. 국회에서 풀 한포기도 마음대로 못 옮기는 소수당인데"라며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양보하신다고. 저런 양보의 마음이 앞으로도 계속 있으면 좋겠다"고 비꼬았고 권 원내대표는 "양보가 아니라 현실을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7월12일 국회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모두 발언을 시작한 박 원내대표는 "저희도 지금 한 달 반 가량 국회가 공전 상황에 있는 것에 대해 매우 무거운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 왔다"라며 "하루라도 빨리 국회 원구성을 협상을 통해 마무리 짓고 여야가 그동안 무너진 신뢰 회복하면서 민생 경제를 살리는 데 온 마음과 온 힘을 함께 쏟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우리가 후반기 국회 18개 위원장을 누가 맡을 지에 대한 협상 과정만은 아니라고 믿는다"라며 "국회가 국민의 불신을 걷어내서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모습으로 거듭나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국회에서의 협치는 위기의 대한민국을 우리가 극복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동력 역할이 될 것"이라며 "집권 여당이 무한책임을 갖고 있는 만큼 통 크게 양보하고 우리 야당을 설득해주신다면 오늘이라도 저는 나머지 원구성 문제도 타협하고 마무리 지어 보다 속도 있게 우리가 국회에서 각종 입법 심사를 포함한 업무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했다.
 
이어 모두 발언을 시작한 권 원내대표는 "민생 경제가 어렵다는 데 있어서는 여야가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라며 "그래서 지난 4일 국회의장단을 선출할 때 우리 국민의힘이 과감하게 양보와 결단을 통해서 국회의장 선출에 협조했다"라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원구성은 간단하다. 국회의장을 뽑고 상임위원장을 뽑으면 된다"라며 "여야 합의가 됐다 하더라도 국민적 동의가 없으면 그건 야합으로 정당성이 없다. 국민 의사보다 더 소중하고 더 높은 건 없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그렇기 때문에 정당성을 잃는 것"이라며 "검수완박을 완성시키는 사개특위 구성이 왜 상임위 걸림돌이 돼야 하는지 지금도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할 수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7월12일 국회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그러면서 "말로만 민생 걱정한다고 하지 말고 우선 상임위 구성부터 하자"라며 "제가 오죽하면 상임위 구성 이전에 국회 본회의를 열어 대정부질문을 하고 교섭단체 대표연설 하자고 반쪽짜리 국회를 열자고 했겠나. 이것이 오히려 상임위 구성 이전에 국회를 부분적으로 정상화시키는 방안"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원구성 협상 불발 시 민생경제특별위원회(민생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나선 것과 관련, "상임위를 구성하고 개별적 상임위 차원에서 해결이 안 됐을 경우에 민생경제특위를 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지 상임위 구성 전부터 민생특위 인청특위, 이건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직격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라며 "우리가 한발씩 양보하면 된다. 본회의 의장단이 구성됐기 때문에 상임위원장을 뽑고 상임위를 구성하면 바로 국회가 정상 가동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는 양당 원내대표 간 고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를 향해 "마음대로 하라니까. 다 받고싶은대로. 일방적으로 민주당도 사과해야지"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박 원내대표는 "약속을 깬 데 사과하라"라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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