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조사 "보수층 집토끼 이탈"…부정평가 이유, 인사·민생 위기·소통 미흡 꼽혀
긍정평가, 전 정권 극복·결단력·추진력·소통 꼽아…대통령실 "의미 정확히 이해"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면서 열심히 일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해달라. 대통령의 인기를 반영하는 수치라고 생각하고 대답을 드리진 않는다.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는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5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 하락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윤 대통령에게 호의적이던 민심의 이반은 심상치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18세 이상 1003명에게 물은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지난주보다 5%포인트 하락한 32%,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3%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지난주에는 윤 대통령에게 호의적이던 고령층, 국민의힘 지지층, 보수층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긍정평가 하락, 부정평가 상승 기류가 공통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7월 8일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실제로 이 조사에서 자신을 '보수층'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주 62%에서 이번주 53%로 9%포인트 줄어들은 가운데, 부정평가에 대한 이유로 인사 문제(26%)·경험 부족(11%)·민생 살피지 않음(10%)·소통 미흡(5%) 등이 거론됐다.

반면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 이유로는 소통(10%)·전 정권 극복(6%)·결단력(6%)·전반적으로 잘함(5%) 등이 꼽혔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도 국민의힘 38%, 민주당 33%으로 나타났다.

지지율에 일희일비 않겠다는 대통령실 입장은 윤 대통령의 지난 대통령선거 득표율을 돌이켜 보면 언뜻 이해할 수 있다.

'비호감 대선'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후보로 나서 최종 48.56%를 득표(1639만 4815표)하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1614만 7738표)를 단 0.73%포인트 차로 제쳤다.

양측 격차는 단 24만 7077표에 불과하다. 이번 대선에서의 무효 투표수(30만 7542표) 보다도 6만표 넘게 적었을 정도다.

좌우가 극단까지 치달았던 이번 대선에서 윤 대통령은 천신만고 끝에 당선됐지만 취임 후 지난 두달간의 행보를 감안하면 반대표심까지 온전히 안고 가기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론조사전문기관의 분석팀장은 지난 16일 본보의 취재에 "지방선거까지 압승한 이상 윤 대통령에 대한 실제 중간평가는 2년뒤 총선에서 가능하다"며 "윤 대통령 입장에선 앞으로 1년반 가까이 자신의 소신대로 정책을 펼치고 이후 몇개월간 집중적으로 포퓰리즘 행보를 선택해도 될 정도"라고 내다보았다.

특히 그는 "긍정평가든 부정평가든 질문 내역, 응답자를 둘러싼 여론 분위기, 대통령에 대한 언론의 논조와 태도에 따라 지지율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며 "대통령실 언급대로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멀리 내다보고 현재 한국이 처한 복합위기를 어떻게 잘 넘어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무엇이든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등 리더십 추진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어떻게 하든 반대할 사람들은 반대하고 나서고 나쁘게 볼 사람들은 무슨 수를 쓰더라도 나쁘게 본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어 이재명 후보까지 선택한 야당 핵심 지지층은 윤 대통령 편에 설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 임기 60개월 중 이제 두달 지났다. 지지율을 갖고 채근하는 언론의 인내심은 깊지 않다. 윤 대통령이 앞으로 남은 90% 이상의 임기동안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 (주)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자체조사했다. 7월 12일부터 7월 14일까지 3일간 조사를 실시했고,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방법은 무선전화면접 90% (무선전화번호 RDD 랜덤 생성 추출) 및 유선전화면접 10%(유선전화번호 RDD 랜덤 생성 추출)였다. 무선전화면접 응답률은 11.1%, 유선전화면접 응답률은 8.7%였다. 전체 응답률은 10.8%였다. 2022년 4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적용방법은 셀가중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