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연말 '역대급 실적' 정조준…"국내 대기수요만 115만대"
반도체 공급 차질 완화로 생산 정상화 기대…'제값 받기' 노력도 지속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제품믹스의 변화와 함게 현대차와 기아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한동안 세단중심의 제품 라인업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던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SUV와 고급차, 친환경차 등의 고부가가치 모델로 변화시켰다. 이를 통해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시장 침체와 반도체 난등의 여파로 판매가 줄었어도 역대급 실적을 갱신하고 있는 모습이다.

   
▲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 /사진=미디어펜


양사는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수급 상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됨에 따라 대기 수요를 빠르게 해소하고 판매 확대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원자재 가격 급등, 코로나19 재확산세, 인플레이션 확대, 금리 인상 등은 하반기 예의주시해야 할 요인으로 진단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21일과 22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 2조9798억원, 2조23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와 비교해 현대차는 58.0% 늘었고, 기아는 50.2% 증가했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및 기타 부품 공급 차질 등으로 생산이 제한적인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양사 모두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의 경우 제네시스와 SUV 중심의 제품믹스 개선 효과 및 인센티브 감소, 환율 효과가 전체 물량 감소의 영향을 상쇄하면서 매출액 증가로 이어졌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한 35조9999억원이다.

기아는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EV6 및 신형 스포티지 판매 본격화, 전반적인 판매 차종의 사양 상향에 따른 판매가격 상승 등으로 이 기간 매출이 증가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9.3% 증가한 21조 8760억원이다.

기아 관계자는 "상품성 개선 및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따른 사양 및 트림 믹스 개선, 목표 수익률 상향과 큰 폭의 인센티브 축소 등 적극적인 '제값받기' 가격 정책을 지속해 매출과 수익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변화시작은 현대차 펠리세이드가 등장하면서부터 였다. 그랜저와 쏘나타, 구형 투싼 등이 주된 판매모델이던 현대차에 대형SUV라는 변수가 등장하며 새로운 수익과 고객유입 효과를 만들어냈다. 기아역시 친환경차와 고수익모델에 대한 제품믹스 변화로 비슷한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양사는 이 같은 실적 개선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 코로나19 재확산세 우려, 인플레이션 확대, 금리 인상과 같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수급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 생산 증가를 기대해 볼만하다는 설명이다.

윤태식 현대차 IR팀장은 "2분기 말 기준 미출고 차량은 64만대이며 제네시스 등 고부가차종으로 이뤄져있다"며 "견고한 대기수요를 바탕으로 고부가 차종 위주의 판매믹스 개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도 "최근 아이오닉5, 코나 EV, GV70 등 전기차 비중이 50% 수준으로 확대됐다"면서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6를 통해 전기차 선두 기업으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 고성능 모델인 기아 EV6 GT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단 3.5초 만에 돌파한다.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사진=미디어펜


이어 "차량용 반도체 공급 이슈, 원자재 가격 상승, 주요국 금리 인상 등 여러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면서 신흥국 판매가 늘어나고 원자재 가격 상승분도 하반기에 적용돼 원가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기아도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하반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서유럽 시장의 경우 상반기 10만4000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이 정도 수준(10만5000대)을 전망하는 등 친환경차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 관계자는 "친환경차는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내수 기준으로 현재 51만대 넘는 수준의 백오더가 있으며, 이중 쏘렌토는 11만대 이상, 카니발도 9만대 정도로 다른 차종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하반기 반도체 수급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돼 내수 시장에서 쏘렌토, 카니발 판매 확대에 집중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제품 및 트림 믹스를 지속 상향하고 개선된 브랜드 및 상품성에 부응하는 가격 정책을 이어가는 등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적극적인 판매 정책에 힘 입어 현대차는 올초 '2022년 연간 실적 가이던스' 발표를 통해 제시한 올해 연결 부문 매출액 성장률 전년 대비 13~14%,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5.5~6.5% 목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