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리위 결정 후 별다른 입장 없이 전국 돌며 당원과 스킨십
당원 가입 독려 등 장외정치 본격화...당원들엔 "걱정말라" 안심키도
이, 차기 당대표 안철수 제치고 1위...2030 지지 다지며 복귀 노리나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국 곳곳을 유랑하며 지지층 다지기에 힘을 쏟고 있다. 이 대표는 SNS에 당원 모집을 독려하는 것과 함께, 보수 정당의 불모지로 꼽히는 호남을 찾아 지역민들과 소통하는 등 '장외 정치'를 본격화 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이 대표가 당 내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김기현 의원을 제치로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윤리위 중징계로 이 대표의 정치 생명이 끝장날 거라는 예상을 깬 의외의 결과에 정치권이 술렁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6~18일 사흘간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이 대표는 25.2%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안철수 의원 18.3%, 나경원 전 원내대표(9.2%), 김기현 의원(4.9%) 등이 뒤를 이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공원에서 광주시민들과 얘기하고 있다./사진=온라인커뮤니티


지역별로는 강원·제주에서 44.4%로 가장 높았고 이어 대구·경북 29.1%, 광주·전라 29.0% 등을 기록했다. 연령대별로 18~29세 33.1%, 30대 29.3%로 20대 지지율 18.6%를 기록한 안 의원을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제쳤다. 또한 보수 성향이 강한 60세 이상에서도 26.0%로 이 대표가 앞섰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를 이용한 자동 응답 방식(ARS)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3.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이 대표 지지율은 보수세가 강한 대구·경북(TK)은 물론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호남에서도 다른 후보들을 오차 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또한 이 대표는 모든 연령대에서 안 의원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 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관련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이 대표가 자신의 거취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번 결과로 자신감을 얻은 이 대표가 당분간은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2030세대를 기반으로 한 '장외 정치'의 폭을 넓힐 거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2일 전남 진도를 방문해 지역민들과 소통하고 있다./사진=이준석 SNS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24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준석 대표가 경찰 수사 전까지는 계속해서 지금과 같이 방랑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지지층 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의 복귀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경찰의 결정을 지켜봐야 하고 지금 그런 얘기를 하는 건 이르다"라면서도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 후 계속해서 장외전을 펼치고 있는데, 이게 효과가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그렇고 최근 이준석 대표가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글을 SNS에 올린 이후 당 내에 당원 가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라며 "만약 이대표가 복귀하게 될 경우, '제2의 이준석 돌풍'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지난 13일 광주를 방문한 데 이어 열흘만인 23일, 다시 광주를 찾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6시부터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공원에서 국민의힘 당원 및 광주시민 100여명과 만나 활짝 웃으면서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됐다.

또한 지난 21일에는 전주를, 22일에는 전남 진도를 방문하는 등 호남 지역을 집중 공략하는 모습이다. 진도를 찾은 이 대표가 지역민들 행사에서 그들과 어울려 노래하고 춤을 추는 모습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2일 전남 진도를 방문해 지역민들과 소통하고 있다./사진=이준석 SNS

해당 영상에서 이 대표는 행사장에 모인 지역민들에 "TV에서 보다가 이렇게 보게 되니 반갑죠?"라며 "제가 지난번 선거 때도 진도에 와 약속을 많이 하고 갔는데, 요즘 (약속을) 빠르게 지키기 어려워 죄송해서 상권 살리기 버스킹을 한다기에 찾아와 인사드리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국민의힘 당 대표가 여기 와 노래 부르고 갈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 제가 노래 한 곡 부르고 가도 되겠나? 박상철씨 '무조건' 부르겠다"면서 '무조건'과 송대관의 '네 박자'를 열창했다.  

한편, 이 대표는 윤리위 징계 이후 제주, 목포, 순천, 광주, 진주, 창원, 부산, 춘천, 전주, 진도 등 지역을 돌며 지지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가 방문한 지역의 절반 이상이 보수 정당의 불모지로 꼽히는 호남 지역이라는 점에서, 그간 강조해 온 '서진 정책' 실천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