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페이스북에 "카메라 사라지면 윽박,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
대통령실 "이준석 오해 않길"...이준석 "오해 없이 명확히 이해"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내부총질 당대표" 문자 메시지 공개 이후 침묵을 지키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윤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을 향해 '양두구육', '정상배들'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울릉도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두 장의 사진과 함께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를 받아와서 판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그 섬에서는 카메라가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온다"라며 "이 섬은 모든 것이 보이는 대로 솔직해서 좋다. 감사합니다. 울릉도"라고 적었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월 7일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침통한 표정으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정상배(政商輩)'는 정치가와 결탁하거나 정권을 이용해 사사로운 이익을 꾀하는 무리를 뜻한다. 또한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의 사자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이 대표가 윤핵관들의 이중적 행태를 정조준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한 언론을 통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자신을 겨냥한 윤 대통령의 "내부총질 당대표" 발언에 대해  "전혀 오해의 소지가 없이 명확하게 이해했다"라며 "못 알아들었다고 대통령실이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날 오전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윤 대통령 발언은 이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뜻을 의미한 게 아니다"라며 "특별히 이 대표도 오해하시진 않으리라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한 데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6일 오후 국회 대정부질문 진행 중 권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과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는 휴대전화 화면이 사진기자에게 포착되면서 해당 내용이 외부에 알려졌다.  

공개된 휴대전화 화면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면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고 답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 대표 징계 당일인 지난 8일 대통령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으로서 당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며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참 안타깝다”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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