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민생·소통 '부정 원인' 공정·정의·원칙 '긍정 이유'…40대·전라·민주당서 부정평가 '최고조'
민생 살리기 최우선 속 보수 어젠다 제시로 여당 지지자 잡아야…전 정권 적폐청산 돌입도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난 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가 주춤한 가운데, 한국갤럽이 지난 2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지지율)이 한국갤럽 조사에서 처음으로 20%대까지 떨어졌다.

지지율 하락세는 심상치 않다. 민심의 바로미터 중 하나로 꼽히는 대전·세종·충청권은 긍정평가 19%·부정평가 72%로 벌어졌고 부산·울산·경남권에서도 32% vs 57%로 벌어졌다.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보였던 대구·경북에서도 긍정평가 40%·부정평가 47%로 부정평가가 앞섰을 정도다.

연령대로 보아도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 당선을 견인했던 60대 지지도가 긍정평가 40%·부정평가 51%로 역전됐다. 연령별로 윤 대통령은 70대 이상에서만 긍정평가(48% vs 34%)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기간인 26~28일간 어떤 점에서 잘하는지 또는 잘못하고 있는지 한 가지만 자유롭게 응답을 받아본 결과, 부정평가 이유로 인사(21%)·무능·민생·독단적(8%)·소통 미흡(6%)·전반적으로 잘못한다(5%) 순이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반전의 계기는 엿보였다. 자유응답으로 응답자들의 속내가 일부 확인됐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긍정 평가자 276명은 이번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이유로 공정·정의·원칙 9%, 주관·소신 6%, 경제·민생 6%, 전 정권 극복 6%, 소통 5% 순으로 꼽았다.

윤 대통령이 경제·민생 살리기와 전 정권 극복을 주 목적으로 하고, 공정·정의·원칙·주관·소신·소통을 국정운영 기준으로 삼는다면 앞으로 언제든 반전의 계기를 잡을 것으로 전망되는 지점이다.

   
▲ 7월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앞두고 일선 경찰관서(신촌지구대)를 방문해 시민 치안에 대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특히 이번 조사에서 한국갤럽은 7월 1~4주 통합 지표를 발표했는데, 이 조사결과에서 새로운 상관관계 4가지가 읽힌다.

먼저 새 정부 출범부터 탐탁치 않게 보았던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지지자들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매우 낮다. 지난 4주간 민주당 지지자 6%, 정의당 16% 수준이었다.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이어지든 어떻든 이들은 무조건 반대로 일관할 것으로 읽힌다.

지역적으로 보면 광주·전라권 지지율이 14%이다. 나머지 전 지역이 30%대이거나 40%대임에도 불구하고 광주·전라권의 낮은 지지율이 전국 전체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석달째에 이 정도라면, 광주·전라권을 윤 대통령이 계속 끌고 갈지 버릴지 내심 결정해야 할 시점이다.

연령별로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윤 대통령에 비해 가장 크게 앞섰던 40대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참담한 지경이다. 40대 남성 19%·여성 18%에 불과할 정도로 윤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리는데 40대가 일조했다.

반면 지난 4주간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자 중 63%가 윤 대통령을 계속 지지하는 것(부정평가 27%)으로 나타났고, 자신의 정치 성향을 보수라고 답한 응답자 중 55%가 윤 대통령을 지지한 것(부정평가 36%)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이 향후 최우선적으로 복구해야 할 지지층은 바로 '보수·여당 지지자'라고 읽히는 대목이다. 아직 콘크리트 지지층을 꾸리지 못한 윤 대통령 입장에서 우군을 형성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으로 윤 대통령은 5일간 여름 휴가를 갖는다. 취임 후 첫 휴가로 정국 구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지지율과 관련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오르든 내려가든 일희일비하지 않고 국민만 바라보고 열심히 일하겠다고 반복적으로 말씀드렸다"며 "더 잘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을 것이고, 그 방법들을 참모진 모두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반전 카드로는 ①내각 공석인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혁신적 인선, ②코로나 '일반 감염병' 규정 및 마스크 전면 해제로 전 정권이 심어놓은 인식·불안감 뒤집기, ③검찰·경찰 본격 수사로 전 정권 적폐청산 돌입, ④고금리 특단대책 발표, ⑤물가잡기에 당정 총력, ⑥'작은 정부'·'공정 사회'·'기업-개인의 자유' 등 보수 어젠다를 적극 제시해 보수층 민심 잡기가 꼽힌다.

윤 대통령이 1순위로 복구해야 할 지지층은 보수·여당 지지자이지, 야당 지지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어떻게 하든 무조건 반대만 일삼는 연령·지역·야당 특정계층에게 휘둘릴 필요 없다.

이제는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파시즘을 포퓰리즘으로 포장하는데 급급했던 전 정권과 전혀 다른 모습을 적극 어필해 국정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민심을 리드해야 할 때다.


** (주)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자체조사했다. 7월 26일부터 7월 28일까지 3일간 조사를 실시했고,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방법은 무선전화면접 90% (무선전화번호 RDD 랜덤 생성 추출) 및 유선전화면접 10%(유선전화번호 RDD 랜덤 생성 추출)였다. 무선전화면접 응답률은 12.1%, 유선전화면접 응답률은 6.3%였다. 전체 응답률은 11.1%였다. 2022년 4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적용방법은 셀가중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