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5% 평균 밑도는 호남 투표율...텃밭 외면 여전
자생당사·셀프공천, 사과와 반성으로 통합 나서야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권리당원 투표에서 70%를 상회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국민 여론조사와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까지 절대적 우위를 점해 8월 전당대회가 사실상 이재명 당 대표 추대식이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6일 강원·경북·대구 지역 순회를 시작으로 권리당원 투표에서 압도적 1위를 이어오고 있다. 더불어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대항마를 자처한 박용진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압승을 기록해 확대명(확실히 당 대표는 이재명)을 굳히는 중이다.

이에 이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선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강한 당 대표가 탄생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게 됐다. 하지만 이런 기대가 무색하게도 당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중이다. 이 후보가 압도적인 승리를 기록한 권리당원 투표율이 30%대에 불과해 최근 치러진 전당대회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 8월 20일 전주화산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최근 민주당의 전당대회 득표율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었다. 지난 2020년 전당대회의 종합 득표율은 41.03%였으며 지난해에는 42.74%로 연이어 40%대를 상회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상승세를 나타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당 활동에 적극적인 신규 당원들이 증가해 선순환을 불러온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당원 증가와 참여율 상승이란 선순환 대신 외면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재명 후보에 대한 반감을 가졌으나 대안을 찾지 못한 비명계의 투표 포기가 저조한 투표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권리당원 투표는 당심을 대표하기보다 이 후보의 지지자인 개딸(개혁의 딸)을 기반으로 명심을 강요하는 형국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에서의 투표율마저 35.5%로 평균(36.4%)보다 낮아, 사당화 지적을 받고 있는 이 후보의 정당성이 흔들릴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유권자들의 외면은 이 후보가 자처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앞서 민주당에선 대선 패배 후 쇄신에 대한 요구가 쏟아졌다. 그러나 이 후보와 친명계는 쇄신 대신 책임을 강조하며 계양을 셀프 공천이란 승부수를 띄웠다. 그리고 이는 곧 지방선거마저 패배로 귀결시켰다.  

   
▲ 8월 20일 전주화산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왼쪽부터)이재명,박용진 당 대표 후보가 인사에 앞서 서로를 주시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럼에도 불구 친명계는 패배에 대한 명확한 사과 없이 또다시 ‘당 대표가 돼 책임지겠다’고 주장해 피로감을 유발했다는 지적이다.

이 후보의 이런 행보는 결국 민주당에 균열을 야기했다. 김민석 의원은 당 대표로 출마하며 “패배의 원인이 분명한데 진실은 덮고 단 한 번도 진심의 사과가 없다”며 “이래서 어떻게 다음에 이기겠다는 말에 신뢰가 가냐”고 직격한 바 있다.

또 박용진 의원도 약 한 달간 진행되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매번 “정치는 결과를 놓고 해석하고 투쟁하는 게 아닌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책임을 지기보다는 오히려 회피하는 방식을 보이고 있다”며 대립의 각을 세웠다.  

이에 이 후보가 높은 투표율로 당 대표가 된다고 가정해도, 정당성을 확보치 못한다면 끊임없이 소란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이 후보가 ‘나만 책임질 수 있어’라는 독선을 자중하고, 자생당사에 대한 사과와 반성으로 통합에 주력해야 높은 득표율이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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