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 전무...시장 유망성 높아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사들이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직까지 해당 질환에 대한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개발에 성공할 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등 유망성이 높은 분야로 꼽히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비알코올성지방간염은 알코올 섭취로 발생하는 지방간과 달리 고지방 위주의 식사나 운동 부족 등 생활 습관으로 발병하는 만선 간 질환 중 하나다. 

   
▲ 한미약품 연구원이 연구활동에 집중하고 있다./사진=한미약품

국내에서 NASH 치료제로 임상 속도가 가장 앞서고 있는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NASH 혁신 신약으로 랩스트리플 아고니스트(LAPSTriple Agonist)의 글로벌 임상 2상을 미국과 한국 등 10여개 국가에서 진행 중이다. 오는 2024년 하반기 마무리를 목표로 한다. 

랩스트리플 아고니스트는 체내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인슐린 분비 촉진 및 항염증 작용을 하는 GIP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신약이다. 이 후보물질은 지난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 받았다. 또 원발 담즙성과 경화성 담관염 특발성 폐 섬유증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도 지정됐다. 

일동제약은 최근 NASH 치료 후보물질 'ID119031166M'에 대한 임상 1상 시험을 FDA로부터 승인 받았다. 이번 임상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후보물질의 안정성과 내약성 및 약동학을 평가한다. 회사는 단회용량과 다회용량으로 구분된 시험을 통해 용량을 단계적으로 올리면서 최대 투여 가능 용량과 예상 유효용량도 확인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중 임상 1상 완료를 목표로 한다.

회사에 따르면 이 후보물질은 FXR에 작용해 간 내부의 지방 축적, 염증 및 섬유화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담즙산의 대사를 조절해 NASH 증상을 개선한다. FXR은 세포 내의 핵에 존재하는 수용체 중 하나로 간의 지질 및 당 대사, 담즙산의 생성 및 배출, 염증 반응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화학도 최근 FDA로부터 후보물질 'LG203003'의 임상 1상을 승인 받고 투약을 시작했다. 임상 1상은 건강한 성인 및 비알코올성지방간을 동반한 성인 88명을 대상으로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내약성, 약물의 흡수와 분포·대사·배출 과정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LG화학이 개발 중인 후보물질은 중성지방 합성 효소인 DGAT-2 활성을 선택적으로 저해해 간에서 지방 축적을 억제한다. 1일 1회 경구 복용 방식으로 주사제나 1일 2회 복용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보다 환자의 복약 편의성이 높을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이 개발 중인 NASH 치료 후보물질의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후보물질 YH25724를 기술수출한 바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해부터 유럽에서 NASH 및 간질환 치료를 위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아직까지 해당 질환을 적응증으로 허가 받은 의약품이 전무한 데다가 시장 유망성 또한 높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 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NASH 시장은 지난 2020년 대체의약품을 기준으로 약 2400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2030년까지 약 3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NASH 치료제가 시장에 없는 상황에서 개발에 성공한다면 시장의 수요를 선점, 독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며 "시장 가치가 높은 치료제로, 이를 성공하기 위한 국내·외 기업들의 연구개발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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