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셀트리온 뒤이어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에도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 성과를 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만, 그 결실이 회사의 주요한 자산이 된다는 분위기가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셀트리온 연구원들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셀트리온 제공

25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올해 상반기 기준 R&D 투자 비용으로 1783억 원을 들였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 중 가장 많은 금액으로, 반기까지 1000억 원 이상 투자한 곳은 셀트리온이 유일하다. 

셀트리온은 적극적인 R&D 투자를 통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해당 제품을 기반으로 유럽과 미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기업이다. 대표 제품으로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가 있다. 최근에는 항암 항체 치료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도 유럽에서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이 밖에도 셀트리온은 스텔라라, 아일리아, 졸레어, 프롤리아, 악템라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며 현재 글로벌 임상 3상 단계를 밟고 있다. 아울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10개의 파이프라인을 더 확보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올해 상반기에 940억 원을 R&D 비용으로 들이면서 셀트리온의 뒤를 이었다. 통상적으로 전통 제약사는 매출액의 10% 가량을 R&D 비용으로 투자해왔으나, 대웅제약의 경우 매출액의 16.6%에 달하는 금액을 할애하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의 최근 성과로는 지난해 말 출시한 34호 국산 신약이자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인 '펙수클루정'이 있다. 이 밖에도 현재 제2형 당뇨병과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3상을 이어가고 있다.

GC녹십자는 올해 상반기 889억 원을 R&D에 투자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31.8% 늘어난 금액이다. GC녹십자는 미국에서 차세대 대상포진 백신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같은 기간 유한양행은 835억 원을 R&D 비용으로 들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금액이다. 유한양행은 31호 국산 신약이자 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개발한 이후 에이프릴바이오, 지아이이노베이션 등과 손잡고 공동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어 종근당은 785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69억 원, 한미약품은 768억 원의 비용을 R&D 비용으로 할애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투자 비용이 77% 증가했다. 글로벌 제약사의 수주와 규모가 늘면서 제품 생산을 위한 R&D 투자를 늘린 영향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R&D에 들이는 조 단위의 액수와 비교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각 기업에서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투자금액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다만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과 적절한 체제가 갖춰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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