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일색' 신임 지도부…복당 불가론 수면 아래로
호남 외면 지속…지역 출신 최고위원 필요성 커져
'꼼수 탈당' 부정적 이미지 극복, 금의환향 관건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신임 지도부가 친명계로 재편됨에 따라 무소속 민형배 의원의 복당이 가시화 되고 있다. 더불어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한 호남의 외면이 거듭 확인되면서 복당이 현실이 될 경우 전남 해남 출신으로 광주 광산구을이 지역구인 민 의원이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합류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형배 의원의 복당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민 의원은 지난 4월 민주당의 당론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자진 탈당했다.

민 의원의 탈당 덕에 민주당은 법안 통과라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정작 민 의원은 ‘꼼수’라는 비난을 받으며 복당하지 못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대선과 지선 연패의 원흉'으로까지 지목돼 당을 위해 희생했음에도 불구 토사구팽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8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위원회 구성의 건과 관련해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공동취재사진


그러나 지난 28일 신임 지도부가 민 의원에 우호적인 친명으로 재편됨에 따라 복당에 청신호가 켜지게 됐다. 나아가 민 의원이 법안 통과를 위해 고초를 겪어왔다는 점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보상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런 관측이 고개를 들게 된 배경에는 공교롭게도 민 의원이 신임 지도부의 방향성에 적합한 인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신임 지도부는 ‘전국정당’·‘이기는 정당’을 가치로 출범했다. 그러나 지방유일 후보인 송갑석 의원이 지도부 입성에 실패해 전국정당이 아닌 수도권 정당이라는 이미지만 고착되고 있다. 더불어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낮은 투표율이 지속돼 호남과의 괴리는 더욱 커지는 중이다. 

이에 지도부에 지역 출신을 안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 호남에 기반을 둔 민 의원이 적임자로 주목받게 됐다.

민 의원은 호남에서 기초 자치단체장을 거친 뒤 국회에 입성해 지역 연고가 탄탄하다는 이점을 지녔다. 또 이재명 지도부에 비우호적인 여타 호남 의원들과 달리 ‘친명’을 자처한 유일무이한 인사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재명 지도부가 출범과 동시에 윤석열 정부 견제에 나선만큼 친명 인사를 지도부에 합류시키는 것은 단결된 목소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 검수완박 당론 통과를 위해 탈당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친명 지도부가 출범함으로써 복당에 청신호가 켜지게 됐다./사진=민형배 의원 SNS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민 의원의 지도부 입성에 대해 이재명 지도부가 호남의 민심과 우군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일석이조라는 평가가 나오는 중이다.

단, ‘꼼수 탈당’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남아 있다는 점은 금의환향의 걸림돌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당내에서 민형배 의원의 복당은 시간문제라는 목소리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최고위원 지명에 대해선 여전히 이견이 존재한다. 신임 지도부에 친명계가 다수를 차지해 이미지를 희석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친명을 자처한 정청래 수석 최고위원이 당직과 상임위원장 겸직을 피한다는 국회의 관례를 무시해 ‘끼리끼리 정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 의원을 통해 꼼수라는 이미지가 덧 씌워진다면 막 출범한 이재명 체제에 부담으로 작용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따라서 민 의원의 부정적 이미지 극복 유무가 곧 금의환향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형배 의원 측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복당과 지명직 최고위원 하마평이 나오는 것에 대해 “현재 무소속 신분으로 거취를 표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면서 “당의 결정을 존중 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