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재발 방지책 마련 논의보다는 의원들 '망신주기' 질타 이어져
[미디어펜=이동은 기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익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CSO·최고안전책임자)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그러나 재발 방지책을 위한 논의보다는 망신주기 위한 의원들의 호통이 이어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익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가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 화면캡쳐

6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출석한 정익희 대표는 “광주에서 연이어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며 거듭 사과했다.

정익희 대표는 현장 안전과 품질 강화를 위해 지난 2월 각자 대표이사 겸 최고안전책임자(CSO)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현대건설에 1995년 입사한 후 서울·수도권 주요 현장의 소장을 역임하고, 2020년부터는 국내현장 프로젝트관리 및 기술담당 임원을 맡아왔다. 

이날 국감에서는 지난해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 사고와 올해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신축공사 현장 사고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으며, 화정 아이파크 사고로는 6명이 사망했다.

국회의원들은 예비입주자들에 관한 주거 지원대책과 사고 수습을 위한 노력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화정 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은 사고 수습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냐”며 “HDC현대산업개발이 입주자들과 적극적으로 만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오섭 의원은 주거지원안에 대해 올해 2월에 부임해 잘 모른다고 답변한 정익희 대표에게 “2월에 부임했다고 해서 주거지원안에 대해 모르는 게 말이 되냐”며 “입주예정자들을 협박하는 것도 당장 중단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승엽 화정 아이파크 입주예정자 대표는 참고인으로 출석해 “다음달은 847가구, 5000명이 넘는 예비입주자들이 기대하던 입주일이었지만, 예정대로라면 행복하게 살았을 집이 한순간에 사라졌다”며 “HDC현대산업개발이 다시 건설 명가가 되고자 한다면 그 시작은 화정 아이파크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이 되어야 한다. 책임 있게 해결해 달라”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HDC현대산업개발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강조했다.

원희룡 장관은 “국토부 장관이기 때문에 거리를 두고 보고 있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이 정말 반성하고 행동으로 피해자들을 부둥켜안아야 하고, 보상과 지원,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큰 회사는 망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지레짐작하다간 큰코다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국정감사에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보다는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면서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판도 나왔다. 

정익희 대표는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은 3명의 각자 대표 체제인데 저는 안전을 담당하고 있다”며 “대부분 질의가 안전과 관련해 재발 방지 대책으로 집중될 것 같아서 제가 출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원님들의 질의와 입주예정자의 의견, 국토교통부 장관의 의지 등) 유념해서 내부적으로 전달하고 성실하게 수사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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