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기후보좌관 만나 심도 있는 IRA 대책논의 기대
올해 들어 여섯 번째 미국 출장 나선 정 회장
미국 조지아주서 열리는 전기차 공장 착공식 참석할 것으로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조지아주(州)에서 열리는 전기차 공장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출장기에 올랐다. 올 들어 6번째 미국행이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이후 3번째 방문이다.

앞서 정 회장은 IRA 시행 이후 다방면으로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움직여왔다. 하지만 이번 법안이 정치적인 부분과 엮여 있어 경제적 아젠다로 풀기 쉽지 않은 만큼, 중간선거가 끝난 다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방한 중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면담 장소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24일 오후 서울 방화동 김포공항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전용기를 타고 미국으로 떠났다. 정 회장은 도착하는 대로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열리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공장 착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선 5월 총 6조2000억 원을 투자해 미국 내 현대차 전기차 전용 생산 거점을 마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이 공장은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갑작스런 인풀레이션감축법(IRA) 발효로 착공 일정이 앞당겨졌다. 

IRA는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한해 7500달러(한화 약 10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빨라진 착공 일정으로 현대차의 미국 전기차 공장은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5년 상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신설된 미국 전기차 공장에서의 첫 전기차 양산 시기를 2025년으로 잡고 있다.

업계에선 특히 정 회장의 미국 출장 여부 자체보다 횟수에 주목한다. 정 회장은 올해에만 6차례 미국 출장에 나섰다.

정 회장이 미국을 이처럼 자주 찾는 이유는 IRA 대응책 마련을 위해서라는 분석이 많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전기차 공장 착공식에는 알리 자이디 백악관 기후보좌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두 사람의 만남에서 IRA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IRA 시행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이 법안에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중고차에 최대 4000달러, 신차에 최대 7500달러 세액 공제를 해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문제는 미국에서 생산하고, 미국에서 만들어진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만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현재 미국에서 팔고 있는 아이오닉5, 코나EV, 제네시스 GV60, EV6, 니로EV 등 5개 전기차 모델은 모두 한국에서 생산해 현지에서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지난달에도 미국 LA에 위치한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을 찾아 사업 현황과 판매 전략 등을 점검했다.

한편, 이번 정 회장의 미국방문에는 조지아주에 있는 전기차 공장에 대한 착공식에 방문할 정치계 인사들과 접촉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면한 과제들이 산적한 만큼 시급한 사항이 IRA에 대한 대책마련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현재 전기차 분야에서 글로벌 2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인 만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도 IRA에 대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제품이 우수하다고 해도 보조금을 통한 가격경쟁력이 상실되면 시장 저변확대가 어려워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IRA시행 이후 매출액 감소가 확인되는 등의 어려운 실정인 만큼 빠른 해결책마련이 필요하다"며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도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서도 이 같은 대책마련이 필요한 만큼 위기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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