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 ‘기술’ 충심의 초격차 전략 강화 전망
‘뉴삼성’ 메지시와 정기 인사 등 조직 변화도 주목
삼성이 ‘이재용 회장’ 시대에 돌입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폭하는 가운데 삼성은 ‘이재용 리더십’을 중심으로 ‘초격차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삼성의 혁신 시계를 더욱 빨리 돌릴 것으로 보인다. 경영 환경이 악화하고 있지만 삼성의 미래사업 투자와 인수합병(M&A) 추진도 속도를 늦추지 않을 전망이다. 이 회장이 끊임 없이 언급한 △기술 △인재 △사회공헌 키워드도 더욱 강조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이 회장을 중심으로 변화할 삼성을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회장은 승진 발표 이틀 전이 지난 25일 사장단 앞에서 각오를 전했다. 당시 이 회장은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들자. 제가 그 앞에 서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5월 고(故)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뒤 사실상 그룹의 수장 역할을 해온 이 회장이지만 ‘부’자를 뗀 만큼 책임경영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회장은 삼성의 미래 성장 전략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사업 투자와 M&A 추진 기조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이나 같은 달 19일 선대회장 35주기 추도식에서 이 회장의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12월 삼성 정기 인사에서도 이 경영 방향이 더욱 짙게 반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월 15일(현지 시간) 벨기에 루벤에 위치한 imec을 방문해 루크 반 덴 호브 imec CEO와 만나 미래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초격차 전략 ‘기술의 삼성’

이 회장이 취임 일성에서 특히 강조한 부분이 ‘기술’이다. 그는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며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다.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이 회장 스스로 앞장서겠다고 한 만큼 삼성의 경영 속도는 어느 때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인공지능(AI), 차세대통신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M&A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압축성장을 위한 M&A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삼성은 여러 기술 기업의 M&A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 주력 사업의 시장 지배력 강화 전략도 업그레이드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글로벌 시장이 얼어 붙으면서 반도체 기업들은 투자 속도와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27일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인위적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중장기적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는 기존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전략을 과감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반도체는 물론 배터리, 디스플레이, 바이오 사업 등에서도 초격차 전략이 속속 가시화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경기도 고양시 소재 킨텍스에서 열린 '2022년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고양' 폐회식에서 수상자들에게 메달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뉴삼성’ 메시지…끝없이 혁신하는 조직

이 회장이 경영 보복을 더욱 넓힐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 경영 시스템 전반도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회장이 회장 취임 후 내놓을 ‘뉴삼성’ 비전에 이목이 집중된다. 재계 등에서는 이 회장이 △미래 기술 △신조직 문화 △인재 경영 등의 내용을 담은 추가 메시지를 조만간 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가올 12월 정기인사에서는 이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뉴삼성’의 윤곽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조직의 안정감을 유지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는 기존의 틀을 유지하면서 30·40대 인재들이 대거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회장의 관심이 큰 조직문화 혁신도 지속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조직의 활력과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직급 통폐합 등을 통한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 △직급별 체류 연한 폐지를 통한 조기 승진 기회 및 과감한 발탁 승진 확대 △평가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인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새로운 인사제도가 ‘뉴삼성’ 비전을 구체화하는 한 축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최근 삼성의 분위기가 침체된 면이 없지 않다. 이 회장이 분위기를 쇄신해 임직원들의 사기를 끌어 올려야 한다”며 “세계적 인재 영입과 강소기업을 발굴해 M&A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