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울산B04 응찰 참여…현대건설과 2파전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삼성물산이 흑석2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권을 따내며 12년만에 재개발 시장에 복귀했다. 내달에는 현대건설과 울산 B04 재개발 수주전을 앞두고 있는 등 오랜 침묵을 깨고 재개발 시장에 재등장한 삼성물산의 앞으로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정비사업 현장에서 '클린수주'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물산은 래미안 브랜드를 앞세워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미래가치와 사업성이 좋은 재개발 프로젝트를 지속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 사업지 전경./사진=미디어펜


31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지난 29일 열린 흑석2재정비촉진구역 주민총회에서 삼성물산이 사업의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흑석2구역 재개발은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일대를 지하 7층~지상 49층 규모 주상복합건물 4개 동으로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약 6762억원이다.

삼성물산은 흑석2구역 조합에 새로 들어설 아파트의 단지명을 ‘래미안 팰리튼 서울’로 제안하고 차별화된 외관 디자인을 선보였다. 또 세대별 서비스 면적을 늘린 특화평면, 한강조망 세대를 늘린 대안설계 등을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외 특히 지상 46층, 169m 높이에 한강 조망이 가능한 스카이브릿지와 조·중·석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카페 169클럽, 입주민 라운지 등 스카이커뮤니티와 호텔급 컨시어지, 키즈케어 시설, 프라이빗 영화관, 차량관리 서비스 등 입주민 편의시설에서 고급화 전략을 펼쳐 조합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의 이번 흑석2구역 수주는 지난 2010년 가재울5재개발(래미안 루센티아) 이후 12년만의 재개발 시장 복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삼성물산의 앞으로의 재개발 수주 행보에도 업계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내달 2일 예정된 울산 B04구역 주택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현대건설과 함께 삼성물산이 응찰 의사를 밝히며 두 건설사의 치열한 수주전이 예고되고 있다. 울산 B04구역 재개발사업은 울산 중구 일대 구도심을 재개발해 총 3874가구를 신축하는 사업으로 예상 공사비는 1조2000억원 이상, 총 사업비는 약 2조원으로 추산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전체 공급 물량 중 조합원 분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이 전체 70%에 달하는 2706가구로 시공사의 수익성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마지막으로 정비사업장에서 수주전을 붙은 시점은 지난 2007년으로 15년 만의 대결이다. 당시 시공권은 현대건설에게 돌아간 만큼 오랜 침묵을 깨고 재개발 시장에 복귀한 삼성물산의 설욕전이 기대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울산 B04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되면 울산에 첫 래미안 아파트를 건설해 랜드마크로 탄생시킬 것"이라며 "시공권을 따낼 수 있도록 좋은 조건으로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주택 브랜드 '래미안'의 가치를 앞세워 미래 가치가 보장되는 입지를 선별적으로 골라 수주하겠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앞으로도 서울과 수도권의 주요 사업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물산이 12년만의 복귀를 흑석에서 치렀던 것도 흑석뉴타운이 한강변과 가까운 입지에 강남·여의도 등 업무지구와 가깝고 교통이 양호하다는 평을 받는 서울에 몇 남지 않은 노른자 입지라는 이유에서다. 

삼성물산이 '클린수주' 기조를 이어가면서 앞으로도 대형 건설사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곳은 더욱 신중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흑석2구역을 포함해 삼성물산이 올해 수주한 정비사업은 모두 다른 건설사와의 경쟁 없이 단독 입찰 후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 

삼성물산이 올해 올린 정비사업 수주 실적은 흑석2구역 재개발과 함께 방배6구역 재건축(3696억원), 이촌코오롱 리모델링(4476억원) 등으로 총 1조4934억원 규모다. 흑석2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하면서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 내 건설사 중 가장 늦게 정비사업 수주액 1조클럽에 입성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클린수주'은 어느 현장이든 항상 유지할 것이지만 언제나 타사와의 경쟁을 염두해 두고 정비시장 수주에 나서고 있다"라며 "울산 B04 재개발 후에도 미래가치가 좋고 입지 등이 양호한 재개발 사업을 지속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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