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국내 증시 위축되는 등 불안정한 흐름 이어갈 듯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4회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정책 전환(피봇)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었지만, 예상과 달리 강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국내 주식 시장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4회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2일(현지 시간) 미국 연준은 11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3.00∼3.25%에서 3.75∼4.00%로 0.75%p 올렸다. 지난 2008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 9월에 이어 또다시 기준금리를 75bp(1bp=0.01%p) 인상하면서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0.75%p 금리인상)을 밟게 됐다. 연준은 올해만 여섯 번 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3월 25bp, 5월 50bp를 올렸고, 6·7·9·11월 각각 75bp씩 인상했다. 이로써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3년여 만에 1.00%p까지 벌어졌다.

연준은 사상 초유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도 향후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의 여지는 남겼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를 마친 뒤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어느 시점엔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금리인상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건 매우 시기상조”라며 매파적 면모도 동시에 보였다. 

시장은 이미 알려진 파월 의장의 속도 조절 방침보다는 다른 발언들에 더욱 주목했다.   

파월은 지난 9월 FOMC 이후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를 고려할 때 “최종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한 것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내년 기준금리가 9월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도표)에서 제시된 4.6%를 넘어 5%에 육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하는 FOMC 성명이 나오자마자 상승 전환했던 뉴욕증시는 파월 의장의 회견 후 다시 반전해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505.44포인트(1.55%) 내린 3만2147.76으로 장을 끝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96.41포인트(2.50%) 내린 3759.69로,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지수는 366.05포인트(3.36%) 내린 1만524.80으로 장을 종료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도 다시 4% 선을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는 11월 FOMC 결과로 국내 증시 역시 한동안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3일 국내 코스피, 코스닥 양대 지수는 ‘매파 연준’의 영향으로 일제히 1% 넘게 하락한 채 첫 거래를 시작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39.42포인트(1.69%) 내린 2297.45에, 코스닥도 전일보다 11.95포인트(1.71%) 하락한 685.42에 출발해 낙폭을 키워 나가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은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정책 중단을 고려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언급했고, 앞으로 중요한 것은 금리 인상 속도보다 금리를 얼마나 더 올리는지 여부”라면서 최종 금리 수준은 5.25%로 예상했다.

안 연구원은 이어 “파월 의장이 점도표 또한 상향 조정될 것을 시사한 점을 감안할 때,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서지만 금리 인상 중단을 기대하기는 섣부른 만큼 채권 시장 심리 회복 역시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11월 FOMC 회의 이후 금리인상 속도는 주춤해질 것”이라면서 “연준 긴축 속도 조절은 가능하나, 긴축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부담을 씻어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주식시장 반등 탄력은 주춤해질 것”이라면서 “금리인상 정점으로 다가가고 있는 만큼 주가 하단이 더 하향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