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시장 SUV인기 업고 RV 승승장구
스포티지·쏘렌토, 효자노릇 '톡톡'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그룹 산하 브랜드로 있지만 현대자동차를 가장 큰 경쟁자로 지목하고 있는 기아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큰 형인 현대차에 가려 2인자로 머물던 기아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가 높아지는 시장트랜드에 힘입어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가 현대차의 아성을 뛰어넘으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판도 변화를 일으킬지 관심이 쏠린다.

   
▲ 친환경 중형SUV시대 포문을 연 기아 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진=미디어펜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10월 국내 시장에서 각각 6만736대, 4만3032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현대차는 5.1%, 기아는 13.1%씩 판매량이 늘었다.

전체 수치로는 현대차가 1만7000여 대를 더 판매했지만,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판매량을 제외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달 제네시스는 국내 시장에서 플래그십 세단 'G90' 2818대, 대형 세단 'G80' 3082대, 준대형 SUV 'GV80' 1945대, 중형 SUV 'GV70' 2413대, 전기 SUV 'GV60' 493대 등 모두 1만1291대가 판매됐다. 

이 수치를 제외하면 순수 현대차 브랜드의 내수 판매량은 4만9445대로 기아와 격차가 6000여 대로 줄어든다.

상용 부문에서 현대차의 '포터'가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승용과 RV부문에서는 오히려 기아의 판매량이 더 많다. 실제로 지난달 현대차의 승용·RV 부문 판매량은 3만4237대로 기아가 기록한 3만6819대보다 2000여 대 적다.

승용차와 RV 부문의 올해 누적(1~10월) 판매량을 비교하더라도 현대차는 32만2533대, 기아는 38만1259대를 기록했다.

이 같은 구도는 비단 국내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아는 올해 유럽 시장에서도 현대차의 아성을 넘어섰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3분기(1~9월) 현대차는 지난해 동기 대비 3.2% 증가한 39만5649대를 판매했고, 기아는 같은 기간 9.8% 늘어난 42만5882대를 팔았다.

업계에서는 기아의 위상이 달라진 배경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의 경쟁력을 꼽는다. 기아는 소형부터 준중형, 중형, 대형 부문에 이르기까지 전 세그먼트에서 고른 판매량을 꾸준히 유지하며 국내시장 기준 월평균 2만3500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사진=미디어펜

이는 현대차(월평균 1만7600여 대)와 비교해 매월 5000대 이상을 더 판매한 셈이다. 특히, 준중형 SUV '스포티지'와 중형 SUV '쏘렌토'가 각각 해외 시장과 국내 시장에서 효자노롯을 톡톡히 하고 있다.

'스포티지'는 국내에서도 동급 판매 1위에 이어 매월 브랜드 내 해외 차다 판매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쏘렌토'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위상이 독보적이다. '쏘렌토'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5만4853대로 현대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5만4359대)를 넘어서며 상용 부문을 제외, 국내 '베스트셀링카' 자리에 올랐다. 직접 경쟁을 벌이는 현대차의 '싼타페'(2만2030대)와 비교하면 무려 그 차이가 두 배를 넘어선다.

이 밖에도 주력 상품이 아닌 세단에서도 기아의 K8과 K5 등도 선전하며 기아의 도전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 판매량을 견인한 것은 단연 SUV 라인업이지만 세단부분도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며 서포트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며 "전 세계적으로 SUV 모델에 대한 수요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기아는 '쏘렌토'를 비롯해 북미 시장에서 잭팟을 터뜨린 대형 SUV '텔루라이드' 등 디자인 경쟁력을 갖춘 주력 모델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대차와 기아는 경쟁 모델 간 수치상의 성능 부문에서는 눈에 띌만한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기본적인 셋팅이 기아의 니어스포티를 현대차는 니어 컴포트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디자인과 더불어 승차감의 차이에서 오는 부분이 기아의 경쟁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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