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SSG 랜더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2 한국시리즈는 '최고령 MVP'를 탄생시켰다. KBO리그가 출범한 1982년에 태어난 40세 김강민이 MVP(최우수선수) 영광을 차지했다.

SSG는 8일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3으로 역전승, 4승 2패로 시리즈를 마무리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SSG 랜더스로 창단한 지 2시즌만에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이뤘다.

한국시리즈 MVP는 베테랑 김강민에게 돌아갔다. MVP 선정 기자단 투표에서 김강민은 77표 중 과반수가 넘는 42표를 얻어 동료 최정(21표), 윌머 폰트(14표)를 제쳤다.

   
▲ SSG 김강민이 한국시리즈 MVP 수상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홈페이지


이날로 만 40세 1개월 26일이 된 김강민은 지난해 KT 위즈 박경수가 세운 최고령 한국시리즈 MVP(37세 7개월 18일) 기록을 갈아치웠다. 출범 40주년을 맞은 KBO리그에서 40세가 된 김강민이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한 것은 왠지 운명적인 느낌이다.

주전도 아니고 경기 후반 대타나 대수비로 나서 그라운드를 밟은 시간이 많지 않았던 김강민이 MVP에 오른 것은 그만큼 인상적인 활약을 했기 때문이다.

김강민은 1차전 9회말 대타로 나서 극적인 동점 홈런을 날렸다. 3차전에서도 9회초 대타로 나서 승리에 쐐기를 박는 1타점 적시타를 쳤다. 가장 강렬했던 활약이 시리즈 승부의 분수령이 됐던 5차전 9회말 대타 역전 끝내기 3점 홈런이었다. 한국시리즈 역사상 첫 대타 끝내기 홈런이었고,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 기록이기도 했다.

이날 6차전에서는 선발 우익수 한유섬이 3회말 주루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구급차에 실려 나가면서 김강민이 대주자로 투입됐고, 이후 중견수 수비를 맡았다. 2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안정된 수비를 펼치며 우승 확정 순간을 그라운드에서 동료들과 함께했다.

김강민의 이번 한국시리즈 타격 성적은 5경기서 8타수 3안타였는데, 3안타가 홈런 2개와 적시타로 모두 영양가가 있었고 5타점이나 올렸다.

우승이 확정되자 김강민은 동갑내기 동료 추신수와 끌어안으며 눈물을 쏟아냈다. 추신수가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하자 김강민은 "내년에도 같이 하자"는 말로 만 41세가 되는 다음 시즌에도 그라운드를 누비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MVP 수상 후 인터뷰에서도 김강민은 "내년에도 유니폼을 입고 야구를 할 것 같다. 내 몸이 허락하는 한 하려고 한다"면서 "이제는 큰 목표가 없었다. 후배들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만 해도 좋았다. 그런데 이렇게 또 후배들과 뛰면서 우승이라는 목표가 생기고 그걸 이뤘다. 우승이라는 건 하면 또 하고 싶은 것이다. 내가 보탬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보탬이 되고 싶다. 몸 관리 잘하고 시즌 준비 잘해서 후배들과 같이 재미있게 다음 시즌을 뛰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