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연결기준 수주잔고 약 7조9000억원
법정관리 졸업 후 5년 만 경영 정상화 경험
"수주 다변화 전략 통해 물량 확보해나갈 것"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지난 2016년 법정관리 졸업 등 위기를 극복해냈던 동부건설이 최근 악화된 업황을 이겨내기 위해 힘쓰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걸친 일감 확보를 통해 안정적으로 기업을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다.

   
▲ 동부건설 사옥 전경./사진=동부건설


2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3분기 연결기준 수주잔고 약 7조9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약 7년치 일감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분야별로는 공공공사 분야에서 약 2조9300억원, 민간사업 분야에서 약 4조8050억원, 플랜트 분야에서 약 1650억원의 수주잔고를 올렸다.

최근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등으로 인해 건설업황이 급격히 가라앉은 가운데 이 같은 수주 실적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동부건설은 올해 공공 분야에서 평택~오송 2복선화 제4공구 건설공사, 새만금신항 접안시설(1단계) 축조공사, 하남드림 환승형 복합휴게시설 개발공사 등을 따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공공공사 분야 수주액은 전체 4위다.

민간사업 분야에서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위주로 수주고를 올리고 있다. 부산 괴정1 가로주택정비사업을 비롯해 최근에는 경기도 의왕 삼신8차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신사업으로 주력하고 있는 플랜트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동부건설은 올해 hy(옛 한국야쿠르트) 논산공장 신축공사를 시작으로 하나머티리얼즈 아산사업장 2단지 신축공사를 따내는 등 시장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최근 주택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다변화 전략을 통해 수주 물량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며 “기존에 강점이 있던 공공 분야를 비롯해 플랜트 분야에서도 수주를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최근 ‘부도설’에 휩싸이는 등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동부건설은 이러한 위기를 이미 한 차례 극복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15년 1월 업황 악화 및 유동성 위기로 인해 회생절차에 돌입했다가 1년 9개월 만인 2016년 10월 졸업했다.

동부건설은 법정관리 이후 사업구조 개편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힘써왔다. 그 결과 졸업 5년 만에 신용등급 상향 등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다.

지난해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 인수 참여 당시에도 재무구조 및 현금흐름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따랐으나 현재까지 큰 문제 없이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HJ중공업 지분 취득 등 자금소요로 올해 3월 말 기준 차입금이 3601억원으로 증가했으나 지속적인 출자전환 및 순이익 창출을 통한 자기자본 확충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면서 부채비율 및 순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30.8%, 18.4%로 양호한 재무안정성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권준성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차입부담은 지속되고 있으나 개선된 이익창출력을 기반으로 순이익 내부유보 규모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재무안정성이 현저히 저하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동부건설은 곳간에 차곡차곡 일감을 쌓아놓고 있다. 비록 업황이 언제 개선될지 장담할 수 없지만, 쌓아둔 수주잔고를 발판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각오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감축 기조 등 내년 국내 건설수주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나 차별화된 수주 다변화 전략을 통해 불황 극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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