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주호영 "진작 자리 마련했어야 하는데...죄송하다"
유가족들 "당장 내일이라도 국조 복귀해 달라"...눈물 호소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은 20일 '10.29 참사' 희생자 유가족 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피해 보상을 약속했다. 유가족들은 국민의힘에 조속한 국정조사(국조) 복귀와 희생자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2차 가해를 막아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들을 만나 "진작에 이런 자리를 했어야 하는데 늦어서 정말 죄송하다"라며 희생자들에 대한 철저한 배·보상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주 원내대표는 "오늘 여러분 요청 사항이나 비통한 마음도 듣고 국정조사나 이런 과정에서 우리 당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 것인지 말씀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라며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대체 이런 일이 대한민국 서울에서 일어날 수 있는지 상상도, 이해도 잘 안 된다"라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 12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 협의회 간담회에서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왼쪽)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어 "국정조사 특위가 가동되기 시작하는데 수사든 국조든 나중에 필요하면 특검이든 통해서 진상을 철저히 밝혀 책임 물을 사람을 철저히 묻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배상이 될 지 보상이 될 지 모르지만 철저한 배·보상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촘촘히 짜서 이런 절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라며 "뿐만 아니라 전체 국민이 오래도록 기억해서 두 번 다시는 어처구니 없는, 몇몇 사람이라도 정신 차리고 대비하고 준비했다면 막을 수 있던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유족들은 국조특위 위원 사퇴를 선언한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조속한 국조 복귀를 요청했다. 또한 희생자들에 대한 2차 가해도 막아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배우 고(故) 이지한씨 아버지인 이종철 유가족 협의회 대표는 “지금 2차 가해는 다른 국민들이 하시는 게 아니다. 어떻게 국민의힘 간판을 가지신 분들은 전부 다 왜 입들이 그렇게 더럽나?. 김미나 의원, 내가 한번 욕을 해 볼까? 진짜 그게 사람인가, 걔는 새끼가 없대? 시체팔이?"라고 분노했다.

김미나 국민의힘 경남 창원시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꽃같이 젊디 젊은 나이에 하늘로 간 영혼들을 두 번 죽이는 유족들”이라면서 “우려먹기 장인들” “자식 팔아 장사한단 소리가 나온다” “나라 구하다 죽었냐” 등의 발언을 해 비판을 받았다. 

이어 이 대표는 이태원 분향소 앞에서 유족을 비판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보수단체의 2차 가해도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주 원내대표를 향해 "철수 시켜 달라. 그게 사람인가? 인간이면 그렇게 못한다. 정치인들, 경찰관들 뭐 하시는 거냐"라고 절규했다. 주 원내대표는 울고 있는 이종철 대표를 감싸 안으며 위로하기도 했다.

   
▲ 12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 협의회 간담회에서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왼쪽)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 대표는 “예산안 처리와 이상민 장관 해임안 결의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무슨 관련이냐”라며 “희생자들을 협상의 도구로 사용하지 말아 달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동네 이장 회의는 아니지 않나. 저희를 위해 일을 해주셔야 한다. 비참한 일,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도와달라고 국민들이 당신들을 대표해서 뽑았다”라며 “당장 내일이라도 국정조사에 복귀해달라”라고 호소했다. 

자신을 '가영이 엄마'라고 소개한 또 다른 유가족은 "20년간 가영이 엄마였는데 이제 유가족으로 불린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158명의 죽음이 있는데 아무도 아무도 내 아이의 마지막을 아는 사람이 없다. 저 또한 우리 아이 마지막 모른다. 부모가 돼서 어떻게 아이가 갔는지 모른다는 게 말이 되냐"라며 "우리 아이들의 마지막 만이라도 알게 해달라"라고 참사의 철저한 진상 조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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