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사업 부문별 수입모델 고도화
올해 글로벌 경제는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국내 경기도 실질 구매력 저하와 소비심리 위축 등이 우려되는 가운데 금융권은 이 같은 위기 속에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5대 금융지주의 올해 경영전략에 대해 5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KB스타뱅킹, KB 페이(Pay), KB 월렛(Wallet)은 물론 부동산, 헬스케어, 모빌리티 영역을 강화함으로써 '넘버원(No.1) 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할 것"

   
▲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이 지난 6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3년 상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경영진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다./사진=KB금융그룹 제공.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이 같은 사업영역의 확장기회를 꾸준히 모색함으로써 넘버원 금융플랫폼 기업을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올해 신년사와 지난 6일 열린 '2023년 상반기 그룹 경영전략 회의'를 통해 "내실 없는 성장에 매달리지 말고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기반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수익성, 성장성, 건전성을 모두 갖춘 튼실한 성장을 이뤄나갈 것"을 당부했다. 올해 경영전략 방향으로는 그룹 핵심 경쟁력 강화, 글로벌 영업기반 안정화, 비금융사업 성과 창출, 일상생활 플랫폼 전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행력 확보 등을 제시했다.

우선 그룹의 내실 있는 성장과 수익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사업 부문별 수입모델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윤 회장은 특히 자본시장과 자산운용 부문에서의 전방위적 체질 개선을 통해 그룹의 투자·운용 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금융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이 금융상품 '중개·판매'에서 '자산관리·운용'으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글로벌 투트랙 전략'을 통한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주요 거점의 경영정상화와 밸류업을 통해 글로벌 영업기반을 안정화하고, 계열사의 동남아 네트워크를 추가로 확장해 '동남아 현지 주요 금융그룹'의 입지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목표다.

선진국 시장에선 싱가포르, 런던, 뉴욕 등 주요 거점을 대형화하고, 국내 고객의 해외투자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한편, 선진금융사와의 파트너십을 활용해 비즈니스를 발굴할 방침이다. 또한 부동산·모빌리티·통신·헬스케어 등의 생활 금융 영역의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고 디지털·테크 등 비금융사의 투자와의 협업을 확대해 미래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비즈니스 모델은 금융플랫폼을 넘어 '일상생활 플랫폼'과 '고객 가치 제안' 중심으로 질적 전환도 추진할 방침이다. 윤 회장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일상 속 금융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최적의 금융상품 판매 플랫폼'을 구현하겠다"며 "차별화된 '마이데이터 사업 모델'을 만들어 고객이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해선 계열사 단위조직별로 구체적 ESG 목표를 설정하고 평가체계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또한 ESG 투·융자 등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탄소배출권 시장에 진출해 '넷제로(Net Zero)' 이행을 위한 광범위한 파이낸싱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목표다.

윤 회장은 올해 경제 상황에 대해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커지고, 원자재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등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는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이런 영향으로 실질 구매력 저하와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회장은 "작금의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덩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혹한기 또는 빙하기가 왔을 때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것"이라며 "올해는 쉽지 않은 경제환경으로 KB를 포함한 모든 경제주체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언제든 다시 회복해 제자리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회복탄력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